‘땅콩 회항’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사건의 은폐·축소를 주도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 아무개 상무(57)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삭제됐던 문자메시지 등을 복구했다고 22일 밝혔다.
복구된 통신 기록에는 ‘땅콩 회항’ 사건이 보도된 지난 8일부터 최근까지 여 상무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사무장 등 직원들에 대한 조치 상황과, 국토교통부 조사와 관련해 보고한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상무는 처음에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혐의 일부를 인정해 지난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 전 부사장이 개입했다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이는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 등 2명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차원에서의 증거인멸 시도 정황이 확인되면, 다른 임직원들도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20일 검찰은 대한항공 법무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하며,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증거인멸 과정을 보고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도 전담 검사를 배정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지난 18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조 전 부사장이 사적인 목적으로 일등석 항공권을 무상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한 것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