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현 공정거래조세조사부·당시 부장검사 이선봉)는 라응찬 전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라 전 회장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고, 공소시효도 임박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남산 3억 원 전달 의혹’은 지난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배임·횡령 혐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제기됐다.
당시 검찰은 이백순 전 행장이 라 전 회장의 지시로 지난 2008년 2월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신한은행 직원 2명과 함께 신원미상의 인물과 접촉해 3억 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검찰은 “자금의 최종 수령자는 이상득 전 의원”이라는 신한은행 핵심 관계자의 증언도 확보했지만, 구체적 자금조성 및 전달경로 등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 내렸다.
의혹은 지난 2012년 이 전 행장 등의 재판 과정에서 다시 불거졌고, 경제개혁시민연대는 2013년 2월 라 전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라 전 회장은 “신한은행 사건에 따른 충격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이라며 소환조사를 미뤄왔다. 검찰 역시 “라 전 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어 소환조사를 할 수 없다”며 직접적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월 농심의 사외이사 선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고, 결국 라 전 회장은 지난 2월 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라 전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도 이 전 의원에 3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라 전 회장은 이번에 무혐의로 종결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외에도 신상훈 전 사장을 퇴출시키려고 계좌를 불법 조회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