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일요신문] 새누리당 내부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갈등은 1일 비공개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터져나왔다. 이재오, 이병석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 입장을 들고 나왔고 최고위원들이 이를 반박한 것이다.
시작은 이재오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유 원내대표 사퇴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운을 떼며 “본질은 국회법 처리 문제인데, 최고위원들이 원내대표 거취문제에 앞장서는 것은 정쟁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당 지도부가 의원총회 결과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할 의무가 있는데, 거꾸로 대통령 의견을 의원들에게 전달한 건 문제가 있다”면서 “당이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최고위 공약과도 맞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병석 의원 역시 이재오 의원의 의견에 동참했다. 이병석 의원은 “유 원내대표에게 협상권을 위임했던 것 아니냐”면서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최고위를 따로 소집해 유 원내대표 사퇴를 논한 것은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병국 의원 역시 “최고위가 당문제를 수습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면서 “국회법 논란은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특정 한사람에게 책임지우고 희생양을 만들면 안된다”고 유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반면 그동안 강력하게 유 원내대표 퇴진을 주장한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슈의 본질은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하면서 여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나. 조율 안 된 채 원내지도부가 밀어 부친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친박계이자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주장한 서청원, 이정현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비박계와의 충돌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