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지침서 “연명치료 적용 시 의료위원회 자문, 전문의 상의” 적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사진=기동민 의원실 제공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백남기 환자 연명치료 관련’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연명치료를 시행하며 다른 의료진과 상의하지 않고 윤리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지난 2009년 발표한 ‘연명치료 중지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담당 의사는 연명치료의 적용 여부와 범위, 의료 내용 변경 등을 환자와 그 가족에게 설명하고 협의해야 하며, 연명치료에 관한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다른 전문의사 또는 병원 윤리위원회에 자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백 씨 가족들은 말기환자의 심폐소생물 및 연명치료에 대한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 평소 백 씨의 뜻에 따라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혈액검사, 혈압상승제, 항생제, 수혈 등의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기술했다.
이후 지난 7월 15일 백 씨에게 급성신부전이 발생하자 서울대병원은 백 씨 가족에게 투석을 권유했지만 가족들은 인공호흡치료와 큰 고통이 따르지 않는 검사, 처치 및 기타사항을 포함한 치료만을 유지하길 원하는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했다.
이어 8월에 백 씨의 상태가 다시 악화되자 서울대병원은 또 다시 치료를 시도했지만 가족들은 9월 6일 큰 고통이 따르지 않는 검사, 처치 및 기타사항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의료진이 가족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했으나 최소한의 치료와 혈액검사, 혈액검사 수치에 따라 필요한 수혈은 양해를 구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서울대병원 문건이 사실이라면 7월 17일 백 씨의 가족이 연명계획서를 작성하는 단계, 그리고 9월 7일 연명치료 계획서의 내용을 재확인하며 혈액검사 등 연명치료를 지속하는 단계에서 서울대병원 백 씨 담당의사는 윤리위원회에 자문을 받거나 다른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해야 했다”며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지침을 따르지 않고 주치의의 독단적 판단으로 백 씨의 연명치료를 계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이어 “서울대병원은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연명치료에 매달렸던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오는 14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백 씨의 사인, 외압설 등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전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