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필 기자 choijp@ilyo.co.kr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용기 원로목사(81)와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51) 등 4명에 대한 양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항소심 선고 이후 대법원 상고 3년 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앞서 조 원로목사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 원을 선고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기타 교회 유관기관에 대한 경영‧인사‧자금에 관한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한 사람으로, 조 목사의 승인 없이는 범죄행위가 불가능했다”고 판시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조 원로목사의 조세포탈 혐의를 무죄로 봤고, 감형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한도 내에서 절세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 조세포탈을 지시하거나 공모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는 한편 “공익법인인 교회가 영리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려면 신고를 해야 하는데 교회 측이 신고하지 않아 과세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조 원로목사와 공모해 교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검찰 측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내려진 조세포탈과 관련, 다툴 여지가 더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했고 조 원로목사 측은 형량이 높다며 상고했다.
조 원로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으로 있던 지난 2002년, 영산기독문화원(이사장 조희준 씨)으로부터 아이서비스의 비상장 주식 25만 주를 한 주당 8만 6984원에 매입한 혐의로 2012년 12월 기소됐다.
조 원로목사 등이 매입한 주식을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217억 4600여만 원에 이른다. 2만 4000원에 불과하던 주식을 교회가 서너 배 정도 비싼 가격에 매입한 것을 안 29명의 장로는 지난 2011년 9월 횡령·배임 혐의로 조 원로목사와 조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2012년 11월 30일 조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먼저 기소한 뒤, 보강 조사를 거쳐 같은해 12월 조 원로목사를 ‘공범’으로 결론을 내렸다. 조 원로목사는 이 과정에서 세금 약 35억 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