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불법에 깜깜…뒷북 수습
법송산업단지의 비산먼지 대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지 내에서 콘크리트믹서카가 세차를 하는 모습.
[일요신문] 경남 통영에 소재한 T.T.P(테트라포드, 삼발이) 제작업체들이 통영시가 소유재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불법을 일삼아 논란이 되고 있다. 통영시가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뒷수습에 나선 점에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통영시는 도산면 법송리 1384번지 일원을 법송산업단지 조성 시 어촌 생산 활동을 돕기 위해 작업장(물량장)을 만들었다. 시는 해당 지역이 지난해 태풍피해를 입자 T.T.P가 유실된 항만을 복구하기 위해 공사를 발주했다.
이후 시가 발주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7개 T.T.P 제작업체가 법송산업단지에 제작소를 마련했다. 이들은 물량장을 통해 태풍피해복구지역으로 T.T.P를 운반하고 있다.
물량장은 배를 접안할 수 있는 접안시설(암벽)이 설치돼 있지 않고, 연약지반으로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T.P 제작업체는 이런 사항을 무시한 채 수십 개의 T.T.P를 적재해 물량장을 파손했다.
문제는 파손된 물량장의 원인을 확인하지 않으면 결국 복구에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동안 이곳에서는 이 같은 악순환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또한 물량장에 접안하는 바지선은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공유수면법)에 의해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아 접안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게 명문화된 법령이 있는데도 시는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더욱 큰 문제는 물량장을 한 업체가 시 건설과를 통해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7개 업체가 동시에 사용하려는 위법행위가 본지 취재과정에서 밝혀졌다는 점이다. 시 건설과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7개 업체에 공동허가를 받으라고 행정조치를 취했다.
익명을 요구한 타 시·군 공유수면 담당자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공유수면은 사용허가를 받고 사용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통영시의 행정조치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법송산업단지의 문제점은 비단 여기에서 그치고 않는다. 국가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비산먼지 억제 대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식품가공공장과 민가가 즐비한 곳에서 콘크리트 먼지를 날리고 있으며, 콘크리트믹서카가 세차를 하는 등 시가 관리를 등한시하는 동안 환경무법지대로 변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바지선 접안에 대한 공유수면 허가는 법률을 검토해보겠다”면서 “업체관계자를 불러 진상을 파악한 후 파손된 물량장의 원상복구 비용을 예치토록 한 뒤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