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독립매장 신축” 마트 속 한 코너로 전락
평동농협 하나로마트 전경. 로컬푸드 직매장 신규건축 계획과 달리 하나로마트 건물을 지은 후 로컬매장을 한 코너에 구성해 놓았다.
광산구에 따르면 평동농협은 지난해 2월 조합 인근 평동리 800번길 소유 부지에 지상 1층 면적 198㎡ 규모의 평동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사업 추진에 나섰다.
평동농협은 이를 위해 건축비로 광주시와 광산구로부터 2억 1600만 원, 실내 인테리어비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1억 1000만 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자비 5억 1000만 원도 보탰다.
평동농협은 사업계획서에 총사업비 8억 7000만 원을 투자해 155여 회원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지역농산물 150여 품목을 판매한다는 목적으로 사업비를 받았다.
그러나 애초 보조금 교부 목적과는 달리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 명목으로 타낸 보조금을 자사의 하나로마트 신축비로 무단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컬푸드 직매장과 하나로마트는 운영주체가 다를 뿐만 아니라 보조금 지원 목적상 독립 건물로 신축, 운영돼야 한다.
평동농협이 광주시와 광산구 등에 제출한 지방보조금 신청서와 운영계획에는 독립매장 형태의 신규 건축임을 명시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보조금 신청서에 적시한 대로 로컬푸드 독립매장 신축으로 알고 보조금을 내려 보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보조금을 교부자의 동의없이 당초 목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평동농협은 로컬푸드직매장 198㎡부분에 대한 건축비 보조금 3억 6000만 원에다 자비 11억 3000여만 원 더한 총 19억여 원을 들여 하나로마트를 신축한 것이다.
평동농협이 동일 부지에 당시 광산구로부터 받은 건축물 허가 연면적은 198㎡가 아닌, 868㎡으로 하나로마트 규모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하나로마트 직매장이 사실상 하나의 건물임을 의미한 것으로 보조금이 불법 전용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또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편법운영도 보조금 불법전용 의혹을 키우고 있다.
평동농협 하나로마트 안 로컬푸드 매장.
평동농협 하나로마트 안에 설치된 로컬푸드 직매장은 벽체가 아닌 임시 칸막이로 하나로마트 매장과 구분했고 출입문 역시 동일해 독립공간으로 보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로컬푸드 직매장의 상품진열과 계산 등은 생산자가 직접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하나로마트 직원이 대신 처리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평동로컬푸드 직매장은 애초 교부 목적에 따른 ‘독립매장’이 아닌 하나로마트의 한 코너에 불과한 ‘매장 안 매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평동농협 관계자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단독으로 운영할 경우 직매장 기능이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하나로마트와 병행 운영을 통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조금을 끌어다 하나로마트 건립을 추진했으며 관청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 한 주민은 “주민소득 증대라는 좋은 취지로 추진한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사업이 편법으로 얼룩져 빛이 바랬다”며 “눈앞에 이익에만 급급한 평동농협이나 이를 묵인 방조한 감독기관 모두 한 통속이긴 마찬가지다”고 비난했다.
조현중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