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법정에서 마주하게 된 이영학(왼쪽)과 딸 이 아무개 양. 사진=연합뉴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미성년자 유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양의 사건을 아버지 이영학의 사건과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애초 이영학은 피해자 A 양(14)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딸 이 양과 따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영학과 이 양이 공범이라는 점을 고려해 병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영학은 지난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제가 벌을 다 받으면 되는데, 딸을 여기(법정)에서 만나고 싶지 않다”며 흐느낀 바 있다. 당시 재판부가 이영학의 도피생활을 도와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인 박 아무개 씨에 대한 증인으로 이영학 부녀를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
그러나 법원이 사건 병합을 결정하면서 앞으로 이영학은 증인신문뿐 아니라 증거조사와 구형, 선고 등 재판절차에서 딸 이 양과 함께 피고인석에 서야 한다.
이영학은 지난 9월 30일 딸 이 양과 공모해 여중생 A 양을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인 뒤 추행하다가, 다음날 낮 A 양이 깨어나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지난 1일 구속기소됐다. 또한 딸 이 양과 함께 강원 영월군 소재 야산에 A 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어 딸 이 양은 아버지 이영학의 말을 듣고 A 양을 유인해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하고 숨진 A 양의 시신을 함께 유기해 지난 22일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먼저 오는 12월 8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인 박 씨에 대한 재판을 열고 이영학 부녀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