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이미 침체… “대형마트 입점, 전통시장 매출 동반 상승” / 적극 찬반표명 군민 ‘86.3%’ 입점 찬성… 자영업자까지 81.3% 찬성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규제 불구 전통시장 매출액 1.2% 소폭 증가
양평시장상인회가 착공 6년여만에 상생협의를 하기로 결정한 양평 롯데마트.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회장 고건덕) 이사회가 롯데마트와 상생협의를 할 것을 의결했지만 일부 상인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 상인회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찬성 9명·반대 4명으로 롯데마트 상생협의의 건을 가결시켰다. 롯데마트 양평점이 2012년 3월 건축 허가를 받은 지 6년여 만이다.
문제는 일부 상인들이 전통시장보호법을 앞세워 ‘상생협의’를 여전히 반대하면서 상인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평 롯데마트 건축시행사인 (주)티엘산업에스는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버스터미널 인근에 지상 2층, 지하 2층 연면적 9973평방미터(3018평) 규모로 현재 건물이 완공된 상태다.
▶ 대형마트 입점되면 지역경제 침체?
롯데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일부 상인들은 지역경제가 침체되면서 불경기로 아우성인데 롯데마트까지 입점한다며 절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상생협약 후 되살아난 전통시장이 있는가 하면 대형마트 입점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또 현재의 양평시장은 기존 할인마트 입점으로 식당 외에는 이미 침체될 대로 침체된 상태로 롯데마트 입점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상인들의 주장도 있다. 롯데마트가 들어 와도 기존 할인마트와의 경쟁이지 기존 시장 상권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난 달 지역신문에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적극 찬반표명 군민 중 ‘86.3%’가 입점을 찬성하고 있고, 상인인 자영업자까지 ‘81.3%’가 찬성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양평군민 65.8%가 롯데마트 입점이 지역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반면, 자영업자는 이보다 높은 71.6%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양평군민 86.3%가 인근 여주·이천·하남·구리·서울 등의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 아울렛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장을 보는 곳으로 할인마트를 꼽는 군민이 84.6%(876명)로 압도적으로 많아, 입점반대 상인들의 ‘지역경제 상권붕괴’ 명분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일부 상인들의 입점반대가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되려 소비자의 편의만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형마트 들어오면 주변 전통시장 매출 동반 상승”
자유한국당 곽대훈 국회의원은 법적규제에도 불구하고 중소유통이 살아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소비자 불편에 다른 소비위축 부작용만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활동 및 소비자 권리침해에 대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규제에 대한 실효성을 검증하고 대형유통업체와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이 주최하여 지난 9월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실질적 상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경기과학기술대의 조춘한 교수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의 출점이후 반경 3km이내에 있는 전통시장의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밝히고, “대형마트와 중소상인이 상호보완관계로 성장할 수 있는 상생문화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유통규제에 따른 소비자 불편도 존재하고 있다”면서 “대형마트 규제보다는 실질적인 전통시장 지원 및 발전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대형마트 규제로 농어업인과 생산자단체의 판로가 막히고 있다고도 밝혔다. 장우택 의원 역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과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층이 달라 매출의 전이가 사실상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그동안의 유통산업 보호노력은 중소납품업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소홀했다는 비판이 많다”며 “상생, 발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통시장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되기도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의 일평균 매출액은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1.2% 소폭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보다 앞서 규제를 시행했던 국가들 역시 이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다. 1973년부터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출점 규제 등을 시행한 일본의 경우 2000년 폐지했다.
대형마트를 40년 간 규제해온 프랑스 역시 2000년 중반부터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규제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의결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인들이 롯데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에 한 주민은 “양평군 소비자 기본조례에는 소비자가 물품 거래의 상대방, 구입장소 등을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할 게 아니라 소비자가 시장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발전방안을 먼저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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