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전 BBK특검이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주 의혹이 있는 ‘다스’ 관련 120억 원 횡령 수사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일요신문] 정호영 전 BBK 특별검사가 1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120억 원 횡령 건과 관련 수사기록을 검찰에 정확히 인계했다”고 강조하며, “개인 횡령에 대해 입건해 수사할지, 입건하지 않을지 판단하지 않은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주 의혹이 있는 ‘다스’와 관련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당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사건 인수인계를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검 관할이 아닌 인지 사건이나 범죄 첩보도 특정을 해서 검찰에 넘겨야 했다는 주장이다.
정 전 특검은 “다스에 대한 수사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와 관련이 있느냐 여부만이 수사대상이었다”며 “다스 경리 여직원의 개인 횡령은 특검법에 해당하지 않고 관련사건으로 볼 수도 없어 수사대상이 아닌 사건을 발표에 포함하는 것은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특검은 (앞서) 검찰에서 두 번의 수사 과정에서 밝히지 못한 120억 원 횡령에 대한 범죄사실을 밝혀냈다”며 “검찰은 두 번에 걸친 수사에도 부실수사를 해 특검을 초래했음에도 특검에서 기록을 인계받은 후 기록을 전혀 보지 않았다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한다”고 말했다.
정호영 전 BBK특검이 14일 공개한 다스 공금 횡령 사건 수사 일일상황보고서=연합뉴스
정 전 특검은 이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로 지난 2008년 수사 당시 일일상황보고를 제시했다.
정 전 특검이 제시한 일일상황보고에서 ‘다스 공금 횡령 사건 처리 방안’에는 당시 수사결과 발표 내용이 포함됐으며 처리 방안도 함께 담겼다.
해당 문서에는 특검법의 목적에 부합하고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횡령 건을 거론시 또 다른 정쟁과 국론분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제시한 내용도 담겨있다.
한편, 당시 수사검사로 파견된 조재빈 대검 검찰연구관도 지난 10일 검찰 내부 전산망에 “검찰에 자료를 인계 했다”고 해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다스’에서 발견된 120억 원 횡령 정황의 인계 여부를 둘러싸고 검찰과 당시 BBK 특검팀 간의 진실게임이 더욱 확전될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