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롯데 총수 변경 검토 나서...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때 반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일요신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올해 총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26일 ‘2018년 업무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내 공정거래법을 전면 바꾸는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공정위는 공정거래법과 각종 제재 조치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 작업 착수를 언급했다.
이로써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과도하게 들어가 있는 형사 처벌조항을 정비하고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손해배상제도 등을 이용해 민사적으로 피해자들이 구제 받는 방안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총수 일가는 물론 실행에 가담한 실무 관계자들까지 형사 고발하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신산업 분야의 기업 결합 신고 기준도 강화된다.
공정위는 현재 증권 분야에만 도입된 집단 소송제도를 담합과 표시광고, 제조물책임 등 소비자 분야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공정위는 유통3법(가맹법, 유통업법, 대리점법)의 전속 고발권 폐지 방침을 밝힌데 이어 표시광고법과 하도급법의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도 추가로 전속 고발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특히, 공정위는 올해 5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때 이건희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등 건강상 이유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총수들을 동일인(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책임이 있는 자)에서 제외할지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는 재벌 개혁 관련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공익법인 악용,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에 대해서는 이미 실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총수 일가뿐만 아니라 실행을 담당한 실무 관계자들까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동일인이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개인이나 회사(법인)를 의미하며, 공정거래법 위반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 동일인을 기준으로 배우자와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등을 동일인 관계자로 분류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 사망 이후에 변경되던 동일인을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는 총수로 공인한다는 점에서 기존과 큰 차이가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 신 회장의 동일인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대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대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가 재벌 개혁 명문하에 경영권 지정에 강제성을 부여해 자칫 재벌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