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금연예통신] 연예계 거쳐 정치권 간 미투 열풍, 다시 리턴할까?

여성 톱스타 미투? 남자 아이돌 연루? 두 방 터지면 연예계 초토화 ‘조마조마’

[일요신문] 검찰에서 시작돼 문화계를 강타한 뒤 연예계로 본격 상륙했던 미투(#Me Too) 운동 열풍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이슈의 중심이 정치권으로 넘어가면서 연예계는 잠시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연예관계자들은 요즘 연예계 분위기가 여전히 폭풍전야와 같다고 얘기한다. 아직도 연예계에 추가 폭로가 이어질 조짐이 보이는 데다 오히려 정치권으로 간 미투 열풍이 더욱 강력한 연예계 이슈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열곤 합니다. 오늘은 또 누구 얘기가 터졌을지, 또 그 여파가 어디까지 튈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안희정’이라는 대형 이슈가 불거지는 상황을 보며 이제 태풍의 눈이 연예계에서 정치권으로 옮겨 갔구나 싶었는데 그 순간 마음이 덜컥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자칫 더 큰 게 터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권에서 큰 일이 생길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자 연예계에서 더 큰 이슈를 터트린다는 얘기 때문입니다.”

한 유명 드라마제작사 임원의 말이다. ‘연예계 이슈로 정치권 이슈를 덮으려 한다’는 얘기는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아직까진 음모론처럼 받아들여지는 얘기지만 정말일 수도 있겠다고 싶을 만큼 이런 얘기에 부합되는 상황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정치권 미투 열풍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박신혜 최태준 커플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도 음모론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그만큼 박신혜 최태준 커플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정치권 이슈를 넘어설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는 더 무서운 것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예상을 내놨다. 

“할리우드 미투 운동과 유사한 사례가 터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할리우드에선 유명 여자 연예인들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만약 톱스타급 여배우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 운동 대열에 합류한다면 그 폭발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장자연 리스트 파문’을 훨씬 뛰어 넘는 폭발력을 가질 게 불 보듯이 뻔합니다. 물론 그 전제조건은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거나 성상납이나 술 접대를 강요받은 톱스타급 여배우가 한국 연예계에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연 한국 연예계에 그런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이 있을까요? 아니면 없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연예관계자들은 그 답을 매우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성이 크지 않은 예상이다. 행여 그런 피해를 입은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이 존재할지라도 이를 공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기반이 되는 음모론은 더 말이 안 된다. 정치권 이슈를 덮고 대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자 톱스타가 미투 대열에 합류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이보다 현실적인 우려는 젊은 가해 연예인의 등장이다. 대형 연예기획사 홍보팀 관계자의 말이다. 

“지금까지의 미투는 중견 배우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명 배우들이 여럿 연루됐지만 연극계 출신이 다수이며 대부분 연령층이 높죠. 친근감과 호감도가 높은 배우들이었던 터라 대중이 받는 충격도 컸지만 그들이 현재 잘나가는 톱스타급은 아닙니다. 그런데 인기 절정의 젊은 남자 연예인이 가해자로 지목될 경우 그 후폭풍은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잘나가는 아이돌 스타라도 한 명 연루되면 한류 전체에도 엄청난 여파가 불가피합니다. 중견 배우들은 선배 배우나 교수 등의 위치에서 성추문에 휘말린 것이며 감독이나 연출가 역시 그만한 힘을 가진 자리에서 그런 일을 벌여왔습니다. 반면 젊은 남자 연예인은 엄청난 인기를 가졌을지라도 권력을 발휘할 만한 위치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열성 팬들과의 관계에선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아이돌 스타가 팬을 구타하는 사건도 있었음을 감안할 때 열성 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아이돌이 생겨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고 봅니다. 아마도 연예계 미투의 뇌관이 바로 이 지점에 숨겨져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연습생 시절을 비롯해 데뷔 이전에 있었던 일이 뒤늦게 불거져 논란이 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지는 데 그런 부분이 미투와 연결될 여지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몇몇 연예기획사에선 홍보팀을 중심으로 내부 직원들이 이런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연예인에 대한 폭로가 불거지는 것에 대비해 관련 사이트와 커뮤니티, 각종 SNS 등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시작해 소속 연예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행여나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없는지 미리 챙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3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돌 관련 미투 글이 올라왔다. 한 아이돌 가수가 가해자로 지목됐는데 그가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며 당시 피해자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당시 이 아이돌 가수는 PC방 화장실에서 귀를 핥고 강제로 키스하는 등의 성추행을 했으며 이를 소문내겠다며 나체 사진을 요구해 피해자는 나체 사진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루 뒤 이 글은 삭제됐지만 온라인에서 상당한 화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