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잘못된 내용 기사화하면 고발하겠다” 으름장 / 여주시, “구거 무단점용 면적 확인 후 변상금 조치하겠다” / 지역 정치권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들 충분히 검증해야“
A씨가 자신 소유 토지에 인접한 구거 잔여부지에 장독대와 경관조명 등 구조물들을 무단설치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주=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정식측량 하지 않고 언론에 보도하면 고발하겠다”
23일 여주시장 A예비후보가 구거 무단점용 의혹에 대한 본지의 전화취재 과정에서 말한 내용 중 일부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A씨가 수년 간 본인 소유 토지에 인접한 구거 일부를 무단점용하여 사용한 의혹으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22일 여주시 관계자는 “정밀측량을 해봐야겠지만 육안(위성사진)으로 보면 구거부지를 점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밀측량 후 무단 사용 면적을 파악해 변상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지 취재 결과 문제의 구거부지는 농림부 소유로, 경관조명과 장독대, 정화조 환기구로 추정되는 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
구거를 개인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할시군에서 구거점용허가를 받아 공시지가에 따라 매년 점용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여주시청에 확인결과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A씨의 구거부지 무단점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A씨는 2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래 전 경지정리를 했다. 당시 도로로 사용했던 땅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이어 23일 통화에서는 “시에서 측량을 해서 건축허가를 내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지금 통화내용 녹음하고 있다. 지적공사에서 정확히 경계측량을 한 다음에 기사를 써라. 잘못 쓰면 바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러자 여주시 담당부서 역시 “항공사진으로 판단하기엔 지적불부합 등 오류가 많아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의뢰해서 정식으로 정밀측량을 해봐야 무단점용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런 입장으로 선회했다. 담당부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지적측량을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가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문제의 토지에 지어진 주택은 A씨가 1998년 증여받은 토지에 2003년 지어졌다가 2010년 2층으로 증축하면서 주택 소유권이 N법인 명의로 보존등기됐다. A씨는 주택이 본인 명의가 아닌 N법인으로 보존등기가 된 이유에 대해 “관계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건 내가 얘기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씨의 취재기자 고소고발 발언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취재기자를 상대로 고소고발 운운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선출직 공직자는 일반인들보다도 더 높은 도덕적 기준과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 만일 정밀측량 후 무단점용 사실이 밝혀지면 A씨는 후보에서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최근 정치권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도덕성’이 후보자 검증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도 후보들의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 이전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선출직에 대한 모든 정보는 마땅히 공개되어야 한다. 만약 창피를 당할 일이면 후보자 스스로가 출마를 포기하면 될 일이다.
본지에서는 구거부지 무단점용에 대한 여주시의 공식 측량결과가 나오는 대로 여주시민의 올바른 알 권리를 위해 건축법, 농지법 위반 의혹, 주택의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는 N법인과의 관계 등 여러 의혹에 대한 후속보도와 함께 여타 후보들에 대해서도 도덕성과 청렴성 검증 차원의 보도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공직선거법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비방하면 처벌 대상이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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