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영화 ‘곤지암’ 포스터
[일요신문] 향긋한 내음을 풍기는 꽃이 만발하는 봄. 대한민국은 때아닌 공포영화 열풍이 불었다. 그 주인공은 영화 ‘곤지암’이다.
곤지암은 ‘공포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5월 3일 기준 누적관객 260만 명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영화의 배경인 경기도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에도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정신병원에 대한 괴담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자연스레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에 일요신문TV 불특정다수는 현장을 둘러봤다. 실상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일 뿐이었다. 주변 경관은 봄꽃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주민들은 “매일 밤 12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사람들이 찾아온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도 많다. 매일 소음과 빛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지역 경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우리가 이야기를 하면 더 홍보만 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곤지암 정신병원은 엄연한 사유지다. 이 곳에 함부로 출입하는 것은 주거침입에 해당된다. 형법 제319조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곤지암 정신병원 이외에도 전국 곳곳의 폐건물들이 ‘공포체험’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가 실제 촬영된 부산의 한 폐교 또한 인근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팬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