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증권 시절 노조위원장 명예훼손 고소사건 재판에 증인 신문 출석
- 3차례 불출석 끝에 모습 드러내 “사건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 나왔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이 과거 현대증권 당시 노조위원장을 고소한 사건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경은 KB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판사 최다은)에서 민경윤 전 전국민주금융노동조합 현대증권지부(현대증권 노조) 위원장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에 관한 공판이 열렸다.
민경윤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현대증권의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에 대해 “‘현대그룹 숨은 실세’ A 전 대표가 헤지펀드를 이용해 1억 달러 자금을 해외로 반출할 의도가 숨어있다”고 반발했고, 이에 맞서 윤 사장이 허위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2014년 민 전 위원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날 공판에는 윤경은 사장이 증인으로 직접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윤 사장은 과거 KB금융에 인수되기 전의 현대증권 법인과 함께 이 사건의 고소인이다.
앞서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윤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그는 2년여 동안 3차례 불출석 입장을 밝히며 나오지 않아 재판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윤경은 사장 측은 피고인 및 방청인 참석 하에는 증인 신문이 어렵다고 밝혔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이날 공판은 피고인도 퇴장한 채 검사와 피고 측 변호인만을 남기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 윤 사장은 ‘현대그룹 입사 전 A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있는가’에 대해 “입사 전에는 없지만, 현대증권 들어온 후 한번 만났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직원들에게는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지 않는다 말하고 이후 왜 1억 달러를 투자했냐’는 질문에는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헤지펀드에 투자를 혼돈한 것일 뿐,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윤경은 사장은 증인신문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는 길에 기자를 만나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서 출석했다. 그동안 나왔던 원론적인 이야기를 다시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며 “별다른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윤경은 사장의 증인신문 내용에 대해 민 전 위원장 측은 추가적인 증거자료 제출을 통해 반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는 11일 열리는 공판에는 A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피고인 측에서 A 전 대표 증인 출석을 신청했는데, 재판부가 받아들였기 때문. A 전 대표에 대한 증인 신청이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앞서 윤 사장과 A 전 대표에 대해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경우 형사소송법상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