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4500만 원 상당 유용 혐의…영등포서 수사
5일 박일서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3명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김흥국을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횡령 금액은 3억 4540만원 이다.
김흥국 대한가수협회 회장이 협회 기금 등 횡령 혐의로 5일 고발됐다. 사진=박은숙 기자
고발장에 따르면 김흥국은 지난 2016년 11월 ‘희망콘서트’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로부터 받은 보조금 4억 원 가운데 2억 5000만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는 대한가수협회가 공연을 진행할 경우 4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흥국이 이사회의 의결이나 보고를 거치지 않고 ‘2016 희망콘서트’라는 공연을 진행하면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는 것이 박일서 등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가수협회 이사진은 “협회 이사회의 의결이 없었음에도 마치 있었던 것인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 알려 지원금을 지원 받았으며, 당초 4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2억 5000만 원만 지급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회장이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라며 김흥국을 형사 고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자 김흥국이 “2016 희망콘서트를 나 개인의 돈으로 진행한 것으로 한다면 아무런 문제없지 않느냐”라며 고발 움직임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이사진들은 김흥국의 요구에 따라 고발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김흥국으로부터 “희망콘서트 비용(2억 5000만 원)은 내 돈으로 지불했고 한국음악실연자협회로부터 지원받는 미분배금 4억 원은 협회로부터 찾을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처럼 김흥국 개인의 돈으로 진행된 행사로써 처리됐다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로부터 선지급받았던 2억 5000만 원은 회계상 협회의 수입금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박일서 등의 주장이다. 그런데 실제 재무제표를 살펴보니 2억 5000만 원이 가수금으로 처리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렇게 된다면 김흥국이 협회로부터 해당 금액을 그대로 반환받아 갈 수 있게 된다.
박일서는 “이번 고발에 앞서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흥국이 이미 지난해 8월 31일자로 이 2억 5000만 원을 찾아간 것을 확인했다”라며 “그런데 ‘김흥국 파’인 이사들이 이 2억 5000만 원을 ‘2018년 7월 김흥국이 협회로부터 반환 받아 가는 것으로 한다’고 올해 초에 의결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지난해에 이미 찾아가 없는 돈을 마치 최근에서야 반환한 것처럼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협회에 남아있어야 할 협회 기금 7000만 원이 김흥국의 가수금으로 집행돼 반환됐다고도 지적했다. 또 협회의 이름으로 모인 기부금 등 총 2540만 원이 협회 경비로 지출되거나 협회 수입으로 보관되지 않고 김흥국이 임의로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일서 부회장 등 고발인들은 “2억 5000만 원 유용은 이미 지난해에 큰 문제가 돼 협회 내에서 고발까지 진행되려다 김흥국의 사과와 개인 비용 지출로 무마됐던 사건”이라며 “그런데 이를 가수금으로 처리해 김흥국 본인이 지급 받은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심각한 사안인 만큼 끝까지 수사를 촉구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요신문은 김흥국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