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문성)심리로 9일 열린 상습준강간 등 혐의 사건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목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건강 상태로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며 “피고인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피의자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목사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목사는 2010년 10월부터 5년간 7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전의 범행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범죄 혐의에서는 빠졌다.
사진=여신도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재록 목사가 5월 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있다.
이날 이 목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2010년부터 건강이 악화돼 난청을 앓았고, 2011년에는 서 있는 것도 불편해지고 기억력이 심하게 저하되기 시작했다”며 “비서가 피고인에게 늘 업무를 알려주며(옆에 있었기에)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 장소에서 피해자 중 누구와도 단둘이 있던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폐세된 공동체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 이 목사가 교회에서 절대적 존재였기에 항거할 수 없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가 신도들에게 ‘성령님’이라 불리는 절대적 존재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목사 측은 “이 목사 스스로를 성령이라고 지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아파트에 피해자와 같이 있던 건 맞지만 단 둘이 있던 적이 없다는 취지냐’라고 묻자 “이 목사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이 목사가) 기억장애가 있어 기억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만민중앙성결교회는 현재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돼 있다.
지난 5월 18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만민중앙성결교회는 그동안 이재록 목사의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 교회를 떠난 신도들의 일방적인 음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신도 6명이 쓴 반박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성경 공부를 하러 이재록 씨의 아파트에 간 적은 있지만 성관계는 없었고, 이 씨가 성폭행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직접 출석해 이 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반박 진술서를 썼던 여신도 1명이 거짓말을 했다며 최근 경찰에 자수했다. 교회 관계자의 지시로 어쩔수 없이 거짓 진술을 했지만 사실은 자신도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첫 공판에서 피해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다만 피해자들이 공개 재판을 원하지 않아 공판은 비공개로 열린다.
고진현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