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견 부장 판사, 서 의원 민원 내용 임종헌에게 전달 확인...서 의원 “지인 억울함 전달했을 것, 청탁 아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재판 청탁 의혹’ 논란이 확전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의 공소장에 따르면 2015년 5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던 서 의원은 김 아무개 부장판사에게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지인의 아들 사건을 언급하며 “죄명을 공연음란죄로 바꾸고,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 국회 파견 근무 중이었으며, 서 의원의 ‘재판 민원’을 임 전 차장에게 이메일로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서 의원의 지인 아들은 2014년 9월 서울 중랑구에서 피해 여성에게 1m 앞까지 접근해 바지를 내리고, 양팔로 껴안으려 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는 혐의 변경 없이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서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지난 15일 일부 매체를 통해 “죄명을 바꿔 달라거나 벌금형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국회 파견된 판사에게 억울한 사연을 전달했을 뿐 판사를 만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진상 조사를 하기로 했다. 서영교 의원과 손혜원 의원 관련 의혹이 신년부터 정치공방을 불러온데 대한 대응이자 당 지지도 및 정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은 일제히 민주당의 자체 진상조사가 아닌 관련 의원의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및 출당 조치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국가 근간을 위태롭게 하는 전대미문의 중범죄”라며, “입법부 내 사법 농단 관련자들 또한 그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개혁에 미온적이던 자유한국당 역시 목소리를 같이하며 여당을 공격했다.
한편, 검찰은 서 의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불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법개혁’과 ‘사법농단 엄벌’을 강조한 민주당을 향한 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