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도민들을 겁박하고 기만하는 거짓과 환상의 이중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 범도민행동은 21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사실상 정면돌파를 선언한 가운데 제주 지역 시민사회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강력 반발했다.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원 지사의 제2공항 담화문에 대한 지역주민·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일 발표된 제2공항 담화문에 대해 “제주도와 도민을 위한 간절함으로 잘 포장됐지만, 정치적 미사여구를 걷어내고 보면 국토부가 일방통행으로 강행하는 기본계획에 빨리 따라가야 떡고물이라도 챙길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을 내세운 도민 겁박”이라고 평가했다.
제2공항 반대 측은 “재조사의 절차적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던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와 대책위 사이에 합의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국토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종결되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추진의 내용, 보상과 지원, 지역발전방안 등 치밀하게 계획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핑계로 그 모든 것의 전제가 되는 ‘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렁이 담 넘듯 회피했다”며 “무책임하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원 지사는 제주공항 활주로에 2분에 한 대, 추석이나 설 연휴에는 1분 40초에 한 대 꼴로 항공기가 뜨고 내려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제주공항이 위험한 이유는 지난 10여 년 비행기 운항은 급증했는데 관제 시설과 장비가 낙후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원 지사는 교통시설과 폐기물 및 하수 처리시설 한계와 도민들의 심리적 수용력까지 감안한 적정 관광객 수가 2000만명이고, 도민왕래를 포함하면 사전타당성조사의 예측데로 4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1500만 관광객으로도 이미 오폐수와 쓰레기도 처리하지 못하고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관광객 2000만명이 적정하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원 지사는 제2공항 입지를 성산으로 결정한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국토부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며 “그러나 신도 후보지 선정과 신도2 후보지 이동, 성산 후보지 군 공역 중첩 평가 누락과 안개일수 조작 등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의혹에 대해 국토부든 재조사 용역팀이든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듯이 60%가 넘는 절대 다수의 도민이 의혹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는데 도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국토부 얘기만 듣는 것이 도민을 대표하는 도정이 취할 태도인가”라고 지적했다.
제2공항 반대 측은 “다수의 도민들은 이미 더 많은 개발, 더 많은 관광객이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으며, 제주섬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원 지사가 내세운 청정과 공존이 구두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면 도민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적 수준의 분권과 자치가 헛구호가 아니라면 제주도의 미래가 걸린 사안에서 제주도민의 뜻을 모아 당당하게 중앙정부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국토부와 토건자본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한다면 더이상 원 지사를 도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기어이 도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면 제주다운 제주를 원하는 이들과 연대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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