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및 무면허 운전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배우 손승원. 사진=일요신문DB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사상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승원의 선고 공판에서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다시 사고를 내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는 취지의 거짓 진술을 해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또 “최근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법이 개정돼 시행되고 있으며, 음주운전을 엄벌하라는 입법 취지는 이 사건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손승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4시 20분경 부친 소유의 벤츠 차량을 운전하던 중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도로에서 추돌사고를 냈다. 당시 손승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206%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앞선 지난해 8월 3일 다른 음주운전사고를 일으켜 같은해 11월 18일 운전면허가 취소됐던 것이다.
이에 따라 손승원은 ‘윤창호법’을 적용받은 1호 연예인으로 알려졌다. 윤창호법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시행된 법안으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특가법 개정안이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을 강화했다.
그러나 1심에서는 ‘윤창호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대신 손승원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가장 무거운 죄인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윤창호법 보다 형이 더 무거운 죄가 인정됐으므로 법리적인 이유로 윤창호법이 적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손승원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손승원은 최후 진술에서 “지난 70여일 간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하루하루 온몸으로 뼈저리게 제 잘못을 느끼며 기억하고 반성해 왔다”라며 “삶을 되돌아 보며 많이 후회하고 자책하고 있다.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말하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1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만큼, 손승원은 사실상 ‘병역 면제’가 된다.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그에 해당하는 금고형을 선고 받은 경우에는 현역 입대와 예비군이 면제되는 5급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다만, 항소심에서 판결이 변경될 수 있어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승원은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 후 ‘헤드윅’ ‘그날들’ 등 뮤지컬과 ‘청춘시대’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의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번 음주운전 사고로 뮤지컬 ’랭보’에서 불명예 하차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