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정 사장을 상대로 지난해 5월 삼성 수뇌부가 세운 증거인멸 계획과 이후 실행 과정에 얼마나 가담했는지 추궁했다.
검찰은 당시 금융감독원이 행정 제재와 검찰 고발 등 예정 조치내용을 통보한 직후 삼성전자 수뇌부가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어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증거인멸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앞으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도 추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증거인멸 혐의를 더 조사할지,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구)의 합병과정에서 1대 0.35란 합병비율을 산출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합병 이전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였는데 확정된 합병비율로 인해 통합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4.65%) 삼성생명 지분(19.84%)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합병비율이 정해진 데에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세 배 가까이 부풀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