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록 열람·복사 문제 두고 날선 공방
18일 오전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1회 공판 준비기일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정 교수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18일 딸에게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사문서 위조)로 기소된 정 교수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다만 정 교수는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정 교수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정 교수 측과 검찰 측은 수사기록의 열람·복사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지난 9월 6일 정 교수를 기소한 이후 공범 수사가 진행된다는 이유로 수사기록의 열람·복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 교수 측은 방어권 행사를 위해 기록의 열람·복사를 허용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다. 검찰은 관련 수사가 지속되고 있어 보여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 측은 “공소를 제기한 지 40여 일이 지났다”며 “공범 수사에 대한 우려는 검찰이 져야 할 부담이지 그 때문에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장애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범 등 관련 수사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수사기록 열람등사가 전혀 안 된다고 하니 피고인 입장을 놓고 보면 새로운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 열람 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피고인 입장에서는 목록을 보고 재판 준비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서 증거목록과 사건목록이라도 제대로 해서 정 교수 측에 줘야 한다”며 “조서 중 어떤 부분이 수사와 어떻게 관련이 있어서 복사해줄 수 없는지도 구체적인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찰은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2주 이내에 기록 열람·복사에 대한 실질적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이날 이뤄진 심문을 토대로 수사기록 열람·복사 신청에 대한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어 오는 11월 15일 오전 11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거인부와 증인신청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지난 2012년 9월 딸 조모 씨가 특별전형을 통해 국내외 유명 대학원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표창장을 만들고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한 혐의를 받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