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36억대, 조 전 회장 지분 70%…상속협의서에 장녀 조현아 주소 착오로 등기신청 보정 중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평창동 자택(지분 70%)을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상속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이종현 기자
5일 법원과 국세청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지난 10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중부등기소에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 대한 소유권 이전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 집의 소유권은 조 전 회장 70%와 부인 이명희 고문 30%로 분산돼 있었다. 이 집의 소유권은 그동안 한진 주요 회사 지분을 상속한 것처럼 가족 네 명이 법정 상속비율대로 분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로써 이명희 고문이 평창동 자택을 100% 소유하게 된다.
다만 평창동 자택의 소유권 이전 절차는 11월 5일 현재까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법원 등기신청사건 현황을 보면,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신청은 ‘신청정보와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정보가 일치하지 않다(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8호)’는 이유로 각하돼 보정 중이다.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상속 지분을 넘기는 협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주소에 착오가 생긴 것이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조 전 부사장이 적어 낸 주소가 ‘없는 주소’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법원등기소는 조 전 부사장에게 신청서에 주민등록초본을 첨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전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재산은 총 12건이다. 평창동 자택은 이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곳이다. 지난 4월 8일 별세한 고 조 전 회장이 이 고문과 공동명의로 새롭게 지은 집이다. 공사가 마무리된 2014년부터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이 고문, 조현민 전무와 이곳에서 함께 살았다. 조 전 회장의 부동산 재산 가운데 가격도 가장 비싸다. 개별주택공시지가는 2018년 35억 9000만 원에서 올해 36억 4000만 원으로 소폭 올랐다.
평창동 자택은 지하 3층~지상2층 건물이다. 지하 3층 188.6㎡(57.05평), 지하 2층 130.99㎡(39.62평), 지하 1층 484.95㎡(146.7평), 지상 1층 491.93㎡(148.81평), 지상 2층 107.25㎡(32.44평)이다. 건물연면적은 1403.72㎡(424.63평)다.
한편 조 전 회장이 1985년부터 평창동 자택으로 옮기기 전까지 28년 동안 거주했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 역시 지난 10월 31일 소유권 이전 신청이 접수됐다. 그러나 평창동 자택과 달리 5일 현재까지 ‘조사대기’ 중이다. 사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법원 등기소는 “개별 사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관계자 역시 “개인적인 재산 분할과 관련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