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유흥업소의 실질 운영자로서 일반 마약사범과 달리 취급해야”
상습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대표 이문호(29)씨가 2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고성준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일염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에게 28일 징역 1년을 선고하고, 28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원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출석했던 이 씨는 바로 구속됐다.
재판부는 “클럽 버닝썬은 지난해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경찰과 유착, 탈세, 유명 연예인 성매매 알선과 성 접대, 마약류 유통과 투약까지 다양한 의혹들이 드러나 국민 관심 대상이 됐다”며 “이 씨는 자칫 범행의 온상이 될 여지가 다분한 유흥업소의 실질 운영자로서 범죄 예방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유흥업소 등지에서 마약 범행을 저질러 일반 마약사범과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 대해서는 “이 씨가 수사를 받는 중에도 3차례 범행(투약)을 저지른 점,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에서 선고한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했다.
이 씨는 법정구속 직전 “말씀하신 모든 의혹에 대해 6개월 넘게 조사를 받았지만 단 하나도 소명된 적이 없고 오로지 마약만 드러났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연루됐다고 한 것이 아니다”며 “이런 범죄가 유흥업소에서 발생할 우려가 높은데, 이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오히려 실질적인 범행을 했기 때문에 일반 마약사범과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강남 클럽 등지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류를 15차례 이상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마약 관련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모발과 소변을 정밀 감식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