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방 속에서 용변 보자 작은 가방에 감금…심정지 온 9살 아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로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충남지방경찰청은 3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40대 여성 A 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이날 오후 열린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일 천안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약 7시간 동안 9살짜리 의붓아들 B 군을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119 구급대원은 같은 날 오후 7시 25분쯤 A 씨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 군은 심정지 상태였다. 지금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당초 B 군을 가로 50cm·세로 70cm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가뒀다가 다시 가로 44cm·세로 60cm 크기 가방에 감금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B 군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것은 두 번째 가방”이라며 “첫 번째 가방에서 용변을 보자 다른 가방에 들어가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 씨는 아이를 가방에 가둔 채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