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기업 경영권 승계 나쁜 선례 남을까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계속수사와 기소여부를 두고 검찰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임준선 기자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양창수 위원장을 제외하고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위원 15명 중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이 부회장 사건을 심의·의결했다.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계속 수사 여부, 공소제기 여부에 대해 과반수 위원의 찬성으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이 부회장 측은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기업활동에 전념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사심의위는 자문기구격에 해당해 검찰이 의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견에 배치되는 기소 결정을 하는 데도 부담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결을 받아들일 경우, 장기간 이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의 수사 정당성이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뤄진 계열사간 합병 등은 국내 재벌 기업의 승계 과정에서 자주 이뤄지는 방식인 만큼, 여론에 떠밀리듯 수사나 기소를 결정할 경우 안좋은 선례를 남길 가능성도 있다.
수사심의위의 의결 결과가 나온 뒤 검찰은 수사결과와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기소를 하고 법원에서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그림이 최선으로 보인다”며 “길게 가져온 수사를 중도에 접으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책임을 뒤집어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