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부장판사 장재윤)는 금호석유화학이 박삼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3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이 4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 선임되자 복귀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10% 이상의 상호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호출자이기 때문에, 최대주주 금호산업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는 지분 12.61%(2459만 34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주총 직후인 4월 1일 서울남부지법에 아시아나항공 주총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과 함께 박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그러나 소를 제기한지 5개월여가 지난 22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가처분 소송 결론이 5개월여나 미뤄진 것을 두고 기각될 것을 점치기도 했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의 경우 회사에 장기간 경영 혼란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1~2개월 안에 결론을 내기 때문. 법조계 한 관계자는 “소송 결론을 내리는 데까지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기각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며 “직무를 정지시킬 사유가 명백하면 재판부에서 바로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다섯 달 가까이 끌었다는 건 확실한 증거나 사유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귀띔한 바 있다.
한편 이번 기각 결정에 대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로서 박삼구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 과정에서의 절차상 위법성에 정당한 문제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번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으로 종결됐지만, 최근 동생 박찬구 회장이 형 박삼구 회장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는 등 법정 다툼이 아직 남아있어 ‘금호가 형제의 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