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이마트가 즉석 피자 판매수수료율을 1%로 정할 당시 비교 가능한 동종업계의 수수료율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검찰 주장처럼 당시 시장의 최소 판매수수료율이 5%였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다른 대형할인점에서도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초저가 할인 상품 판매를 진행하거나, 판매수수료율을 1% 이하로 적용한 사례도 있었다”며 “초저가 고객유인용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 1%로 정한 것으로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런 결정을 토대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신세계와 이마트 법인에 대해서도 각각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허 전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이마트에 입점해 피자와 제과류를 판매하는 신세계SVN으로부터 판매수수료율을 통상보다 현저하게 낮게 책정해, 이마트에 23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해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신세계SVN은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주식 4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제기되면서 정 부사장은 지난 2012년 12월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한편 허 전 대표는 지난 1월 이마트에 돌연 사의를 표명하더니, 지난 7월 오리온그룹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오리온그룹의 조직개편 속에 총괄부회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