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 월드컵 민간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이매리 씨. 사진=이매리 페이스북
‘일요신문’은 3월 25일 이 씨의 페이스북 게시물 및 시민단체 ‘정의연대’ 관계자들의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방송인 이매리, 술시중 미투 핵폭탄 폭로 예고에 정관계 태풍전야 내막’ 제하의 기사를 온라인에 최초 보도했다. 이후 대다수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추가 보도를 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다.
특히 언론들의 과도한 취재 경쟁에 추측성 보도까지 쏟아지면서 ‘4월 초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이매리 씨는 심경의 변화를 겪기도 했다. 실제로 이 씨는 ‘일요신문’ 첫 보도 이후 3월 27일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고,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추가 폭로 및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논란의 기폭제가 됐던 이 씨의 페이스북 게시물도 블라인드 처리된 상태다. 당초 이 씨는 게시물에서 학계 출신으로 장관급 인사 A 씨, 방송인 출신 야당 소속 전 국회의원이자 현 정당인 B 씨, 대기업 임원 C 씨 등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녀는 이와 함께 특정 학맥인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과정 35기 출신 인사들을 지목했다.
A 씨는 이 씨의 은사이고, B 씨와 C 씨는 이 씨의 동기생들이었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 35기는 이 씨의 대학원 동기생들이다.
이 게시물에서 이 씨는 “A 씨 당신은 죄의식 없는 악마입니다. B 전 의원, C 임원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다 똑같이 부패한 ○들이 꼬리 자르고 그런 일 없다 합니까? A 씨 당신은 출세를 위해 술시중을 들라했죠”라고 주장했다. 또한 “부모님 임종까지 모독했죠. 상 치르고 온 사람에게 한마디 위로 말없이. 오히려 ‘너(이매리 씨)가 돈 없고 TV도 안 나오면 여기 35기에 잘해야지’(라고) 웃으면서 말했던 당신 악마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일요신문’의 취재에 응한 C 씨 측은 “기자회견을 하면 그때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B 씨는 “지난해 이 씨를 한 방송 프로그램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나는 이 씨가 주장하는 K 씨 주최 술자리에는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씨와 꾸준히 연락을 취해 온 시민단체 ‘정의연대’는 이 씨와 함께 4월초 기자회견을 추진했었다. 정의연대 관계자는 “페이스북 게시물 외에 이 씨가 불미스러운 일을 당한 사실도 증언했다. 차 안이나 호텔에서 상상 이상의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있다. 당초 3월 25일 이러한 음성파일을 틀어놓고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당사자 없는 기자회견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이 씨의 귀국시점을 조율해 4월초에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 또한 ‘일요신문’을 포함한 복수의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저런 주장들을 펼치면서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실상 기자회견이나 다름없는 주장들과 확대 재생산되는 보도들로 인해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당사자인 이매리 씨뿐만 아니라 함께 기자회견을 계획했던 정의연대도 마찬가지다.
정의연대 관계자는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이매리 씨가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 이 씨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 이 씨의 입장에서 기자회견을 설득하고 있다. 아직 우리 단체에 취소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며 “떠들썩한 기자회견이 아니라 조용한 장소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고 이 씨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매리 씨는 1994년 MBC 3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장길산’ ‘연개소문’ ‘내조의 여왕’ 등에 출연해 활동 범위를 넓혔고, 2011년 ‘신기생뎐’을 마지막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2013년 연세대학원에서 수학했는데 이 씨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연세대학원 재학 시절 벌어진 일이다.
특히 이 씨는 지난해 ‘풍문으로 들었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기생뎐’에 출연하기 위해 사비를 들어 ‘오고무’를 배우려다 부상을 입었고 치료비로 수천만 원이 들었지만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한국 연예계 생활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이 씨는 현재 ‘2022 카타르 월드컵’ 민간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카타르에 거주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