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가 25일 오전 유니클로 범일점 앞에서 시위를 갖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부산 최초의 교외형 유니클로 매장인 범일점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 끝에 25일 문을 열자 부산 시민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동구 범일동 사거리에 자리한 유니클로 범일점은 인근 상권의 피해를 우려하는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쳐 지난해 말 건물이 완공했는데도 문을 열지 못했다. 부산 동구청도 상인들과 상생 합의가 없다는 이유로 준공 승인을 연기했다.
하지만 최근 유니클로 범일점과 부산진시장번영회가 상생안 합의에 이르면서 완공 9개월 만인 25일 영업을 개시했다.
영업 개시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시민단체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가 이날 오전 영업 개시 시간에 맞춰 사실상 영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가진 것이다.
이번 시위는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가 주축이 된 가운데, 13개 노동단체와 21개 시민사회단체 등 총 34개 단체가 연명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다.
노동계에서 연명에 동참한 단체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건설노조 부울경본부,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부경협의회, 국민연금노동조합 부산울산지회, 발전노조 부산지부, 부산지하철노조, 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공무원노조 대학본부 부경대지부,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산지부, 보건의료노조 부산대학교병원 지부, 마트노조 부산본부, 학비노조 부산지부, 전교조 부산지부 등이다.
시민사회에서는 겨레의 길 민족광장, 경성대학교 민주동문회, 나눔수레, 범민련 부경연합, 부산겨레하나, 부산경남주권연대, 부산대학교 민주동문회, 부산민예총,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민중연대,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회, 부산참여연대, 부산학부모연대, 부산 환경운동연합, 열린포럼, 자주평화친선 한의사연대 동백, 진보당 부산시당, 평화통일센터 하나, 희망세상, 6.15 부산본부 등이 함께했다.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 주선락 위원장은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을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새롭게 선출된 스가 총리는 2014년 중국 하얼빈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하자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고, 강제징용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하는 등 역사 왜곡과 망언을 일삼아 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인 유니클로가 오늘 이곳에서 오픈한다. 유니클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난해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불매운동을 폄하하는 발언과 역사를 왜곡하는 광고방송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며 “그런데 유니클로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죄보다는 부산 동구 범일점을 이용해 다시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선락 위원장은 그러면서 “특히 이곳 동구에는 항일거리을 비롯, 소녀상과 노동자상이 있다. 이런 동구에 버젓이 일본기업의 대형매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여전히 역사 왜곡에 대한 반성의 의지가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는 일본의 진정 있는 사죄와 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NO JAPAN’ 운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