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콜과 트리콜마트는 관련 없다?
-285억 끌어들인 사옥 건축이 자금 악화 초래했나?
-내부 관계자들의 폭로 및 제보도 잇따라
[일요신문] 영남권 최대 대리운전 업체인 트리콜의 성공으로 용호만다이아몬드베이, ‘뉴스1’ 부산경남본부, 트리콜마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던 (주)트리콜모빌리티(옛 삼주) 대표인 지역 기업가 B 씨가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트리콜마트 남품대금 미지급으로 발생한 논란이 계속 확장하는 가운데, 무리하게 PF자금 285억원을 끌어들여 지은 사옥이 트리콜모빌리티의 자금 유동성 악화에 결정타를 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보도 이후 전 내부 관계자의 폭로 및 제보도 잇따른다.
논란의 출발점이 된 트리콜마트는 트리콜대리운전으로 유명한 삼주가 3분의 2가량의 자본을 출자한 유통업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점을 시작해 13개 점포를 부산에서 운영했다. 현재는 3곳(해운대점 오륙도SK뷰점 아시아드점)만 정상 운영을 하면서 최근 부산지방법원에 기업회생 신청 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콜마트는 출범 당시 대표자가 B 씨의 딸이었다가 다시 B 씨로 바뀌었으며, 올해 3월에 B 씨와 인척관계인 A 씨로 변경됐다. 그런 가운데 정육업체 C사에 2억 7천만원의 납품대금을 미납한 것을 비롯해 30여개 업체에 3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납품업체의 미납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트리콜마트 대표 A 씨는 지난 4일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부산회생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27일 법인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심문을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회생 신청 이유 및 경위와 향후 영업 또는 채무 이행 계획 등에 대한 심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피해자들은 고의적인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며 분노를 표하고 나섰다. 정육업체 C 사 관계자는 “마지막 납품을 받고는 정육부분을 외주처리로 돌려버리는 행위를 한 것은 계획적 기망행위로 보인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피해업체 대표는 “트리콜마트는 트리콜 대표이사의 인척으로 대표를 변경하고 고의적으로 대금을 미지급한 후 법원에 회생인가를 신청했다. 이것이 지역기업으로써 가지는 도덕성인지 의문이다. 회생신청을 할 변호사 비용은 있고, 업체 대금을 결제한 돈을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트리콜 불매운동을 펼칠 판”이라고 성토했다.
트리콜마트 대표 A 씨는 고의적으로 대금을 연체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내부 횡령사건이 발생해 자본적 손실이 정육파트 및 공산파트에서 발생했다”며 “회생신청을 통한 법원의 집행절차로 피해를 구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리콜과 트리콜마트는 관련 없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트리콜마트 대표 A 씨는 “트리콜과 트리콜마트는 관련이 없는 회사”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리콜모빌리티 측도 모 매체를 통해 “트리콜마트는 트리콜 계열사가 아니다”면서 “합당한 절차로 회생에 들어간 트리콜마트는 예전 관계사일 뿐이다. 단위 사업장의 문제를 전체 트리콜 모빌리티의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설명했다.
납금대금 피해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피해업체 D사는 “트리콜에서 유통사업을 한다고 기사를 내며 광고해 트리콜의 대표를 믿고 거래한 것이지 다른 사람이 한다면 외상거래 안 했을 것”이라면서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트리콜이 운영한 마트가 아닌 게 되느냐. 간판부터 트리콜 마트”라고 직격했다.
지난해 11월 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우신골든스위트 1층에 ‘트리콜마트’ 1호점을 열었던 트리콜마트는 트리콜모빌리티의 전신인 ㈜삼주의 20년 대리운전 사업의 노하우로 관제·배차 시스템을 도입해 사업영역을 확장한다고 대대적인 언론 PR에 나섰다.
같은 해 11월 30일엔 부산 전역에 ‘배송비 1000원’(3만원 이상 무료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당시 대표였던 B 씨의 딸이 “4000여 명의 대리운전 기사풀을 이용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내 기업이라는 장점과 고효율 배송시스템을 통해 시민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리콜모빌리티 측은 “회사에서 트리콜마트에 자금이 들어간 적은 없으며, 트리콜과 무관한 별개의 회사, 사주가 운영하다 대표이사를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트리콜마트라는 상호를 쓴 것은 배송 부분을 맡아서 운영한 것이고 트리콜의 브랜드 이미지가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사용에 동의한 것 뿐”이라고 여러 채널을 통해 밝혔다.
#285억 끌어들인 사옥 건축이 자금 악화 초래했나?
트리콜모빌리티는 최근 부산 서면 복개천 부근에 20층짜리 사옥을 지어 완공했다. 해당 사옥에는 ‘뉴스1’ 부산경남본부를 비롯한 관계사들도 입주해 있다.
트리콜모빌리티는 해당 사옥을 지으면서 PF자금 285억원을 끌어들였다. PF자금 285억원은 매월 이자만도 대략 2~3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양이나 임대 모두가 위축된 시장 분위기여서 이자납입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트리콜모빌리티의 사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트리콜 대리운전 기사 E 씨는 “빛을 내서 사옥만 번듯하게 지어놓고 트리콜마트를 저렇게 처리하는 거 보면 대리운전도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없어져서 매일 밤이슬 맞으며 일한 수익을 바로 바로 빼서 현금화할 생각이다. 친한 동료들에게도 그렇게 조심스럽게 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권유 중”이라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들의 폭로 및 제보도 잇따라
논란이 확산하고 관련 보도가 나오자 내부 관계자들의 폭로 및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제보는 본보를 비롯, 트리콜마트 논란을 보도한 복수의 매체로 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트로콜마트에서 간부급으로 재직했다는 F 씨는 “회사와의 협의에 의해 원룸을 계약했고, 근무자가 계약 보증금을 걸고 월세를 내주겠다는 조건으로 계약해 근무하다 일방적 해고 통지를 받은 후 해고 당했다”면서 “사측은 직원이 사용할 예정이니 그 기간 내 계약금을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차일피일 미루다 계약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고 제보했다.
갑작스럽게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트리콜마트 전 직원 G 씨는 “B 씨의 해운대 한라프라자 대형 유리방 집무실에서 신사업인 트리콜마트의 회의가 이어질 정도로 전사적으로 신사업부가 가장 중요한 사업이었다”며 “‘트리콜마트와 트리콜모빌리티가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폭로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