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김인환 전 효성그룹 부회장의 상속인 김 아무개 씨가 고동윤 효성 상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10년 사망한 김인환 전 부회장은 생전에 효성 주식 2만 7141주를 보유했다. 조석래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해온 고 상무 등은 세금을 내고 이 주식 대부분을 자신의 부인 명의로 변경했다.
이에 원고 김 씨는 고 상무가 김 전 부회장의 상속 재산을 함부로 처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던 것.
반면 고 상무는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자는 조 회장이며, 김 전 부회장에게 명의신탁만 했던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본 사건의 주식은 조 회장이 실질적인 주주로서 김 전 부회장에게 명의만을 신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조 회장 측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조 회장 측이 부하 직원의 명의로 차명주식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국세청이 지난해 10월 주식의 명의신탁 사실을 확인하자 고 상무는 조 회장 자금을 이용해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 이는 조 회장이 주식의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차명 증권계좌를 통한 조세포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조 회장으로서는 김 전 부회장이 보유하던 주식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면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석래 회장은 수백억 원의 회사돈을 빼돌리고, 분식회계를 통해 1000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