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 공들여 쌓은 애처가 이미지 ‘폭삭’
경찰 수사가 종료되며 성폭행 혐의에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성매매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 당시 엄태웅 변호사의 발언이다.
“불미스러운 일로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께 실망감과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검찰 수사까지 종결돼 결국 성매매 혐의로 100만 원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된 뒤 엄태웅이 소속사를 통해 밝힌 공식입장이다.
이렇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엄태웅 성폭행 피소 사건은 성매매 혐의가 입증되며 마무리됐다. 물론 엄태웅 측이 약식기소를 거부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수도 있지만 혐의를 시인하며 사죄의 공식입장을 밝힌 만큼 이대로 약식기소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의 성매매 혐의는 유죄로 마무리됐다.
성매매 혐의로 피소를 당한 시점부터 엄태웅 측은 줄기차게 자신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임을 주장했다. 엄태웅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은 경찰 수사 당시 “이번 사건은 고소인 측이 불법적 방법을 동원해 공갈 협박한 것으로 경찰도 공갈 및 무고 혐의로 고소인 측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엄태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폭행 혐의로 피소된 엄태웅이 9월 1일 분당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는 모습. 엄태웅은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났지만 성매매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연합뉴스
이는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엄태웅은 성폭행 혐의를 벗었으며 오히려 그를 고소한 여성이 무고와 공갈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렇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엄태웅이 그를 고소했던 여성과 성매매를 했다는 부분이 드러나면서 엄태웅은 무고와 공갈미수 사건의 피해자이지만 성매매 혐의로는 처벌을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상황은 종료됐고 이제 관건은 엄태웅이 다시 연예계로 돌아올 수 있느냐다. 기본적으로 불법 행위로 사법 처벌을 받아 물의를 빚었음에도 다시 연예계로 돌아온 연예인들은 많다. 대부분이 컴백에 성공했고 극소수의 연예인들만 컴백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관건은 엄태웅이 컴백하지 못한 극소수의 물의 연예인들처럼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느냐에 달려있다.
엄태웅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본적으로 ‘성매매’라는 범죄 자체가 치명적이다. 게다가 유부남이라는 상황이 더욱 문제가 된다. 게다가 발레리나이자 배우 엄태웅 아내인 윤혜진이 둘째 아이를 유산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진 부분 역시 엄태웅에겐 치명타가 됐다.
더욱이 엄태웅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악령’과도 싸워야 한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출연 연예인의 이미지 상승에 크게 기여하는 장점이 있지만 리얼하게 보여준 방송에서의 모습이 그의 실제 모습과 다르다는 점이 밝혀지면 오히려 엄청난 이미지 훼손을 감내해야 한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장단점이다.
특히 엄태웅은 육아 예능이었던 터라 가족이 모두 출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통해 아내 윤혜진은 물론이고 딸 지온 양까지 유명세를 탔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남편과 아빠의 모습을 선보이며 상당한 이미지 상승효과를 본 엄태웅은 이제 그 몇 배의 이미지 훼손을 감당해야 한다.
한편 세간의 관심은 비슷한 처치에 놓여 있는 박유천에게 집중되고 있다. 엄태웅보다 앞서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던 박유천은 엄태웅과 마찬가지로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성매매 혐의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경찰 수사 결과가 성폭행은 무혐의지만 성매매는 혐의가 드러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됐기 때문이다. 엄태웅 사건을 지난 10월 14일 검찰로 송치됐고 검찰은 20여일 만에 약식기소 벌금형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반면 지난 7월 15일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박유천 사건은 아직도 검찰이 수사 중이다.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배우 겸 가수 박유천이 6월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 엄태웅과 마찬가지로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성매매 혐의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고성준 기자
법조관계자들은 박유천 사건의 핵심을 성매매보다 사기 혐의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성매매 혐의가 입증되려면 성관계에 대한 대가가 드러나야 하는데 박유천은 이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기 혐의가 입증돼야 ‘성매매의 대가’도 존재하게 돼 성매매 혐의까지 입증되기 때문이다. 반면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줘야 할 성매매의 대가도 존재하지 않게 돼 성매매 혐의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경찰 측은 박유천에 대해서 성매매 혐의로 송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저희들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과 전혀 다른 것이어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박유천은 성매매 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혀 드립니다.”
박유천의 경찰 수사가 종결되는 시점에서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공식입장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 박유천이나 소속사가 또 어떤 공식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