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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토지거래허가절차가 부담이 된다면 법원경매를 이용해볼 만하다. 법원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에는 ‘토지거래계약 특례조항’에 따라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서울에선 토지거래허가가 필요한 그린벨트 내 부동산을 법원경매로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매물부족난이 발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 ‘강북 뉴타운’과 천안 ‘아산 신도시’ 지역이 비록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법원경매라면 이들 지역 토지매입도 문제되지 않는다. 강북 뉴타운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은평•길음•상왕십리 등에 위치한 법원경매물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발계획이 발표된 후 집주인은 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이 지역에선 일반 매매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건교부는 서울 강북의 뉴타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토지거래허가를 따로 받지 않아도 되는 법원경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강북 뉴타운 개발계획 발표로 시세가 급등하자 몇 달 전부터는 경매가 진행되던 물건들도 주인들이 채무금액을 갚아 경매를 ‘취하’시키고 있다.
지난달 16일 경매가 취하된 은평구 진관내동 601번지 밭 1백93평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5월 말 경매가 신청돼 최초감정가는 8천7백50만원. 근저당 금액은 최초감정가보다 2배 정도 많은 1억4천만원으로 최초감정가로 낙찰되더라도 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은평구 진관내•외동이 강북 뉴타운 후보지로 유력해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던 지난 16일 경매가 취하됐다. 법무법인 ‘산하’ 경매사업팀 강은현 실장은 “강북 뉴타운 지역의 시세가 급등하자 취하되는 물건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월 10건 이상씩 경매물건이 나오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일반매물이 귀하고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도 묶였기 때문에 법원경매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신도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이곳 법원경매를 관할하는 천안지원에 전국 각지의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경부고속철도 천안역세권의 아산신도시 개발예정지 8백76만 평 중 충남 천안시 불당•신방동 및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일대 배당지구 1백7만 평을 우선개발키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충남 천안시 대부분과 아산시 배방•탕정•음봉면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이들지역 법원경매물건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관할 법원인 천안지원에는 서울에서 온 투자자들은 물론 현지인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방에선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최초감정가를 넘는 고가낙찰은 기본이고 인기 경매물건의 경우 수십 명이 경쟁을 하기도 한다.
최초감정가격 대비 낙찰 가격을 뜻하는 ‘낙찰가율’도 높아져 천안지원의 9월달 전•답 낙찰가율은 104%를 기록했다. 지난 9월24일 천안지원 경매2계에서 충남 아산시 배방면 ‘전’ 1천9백11평이 입찰에 부쳐졌다. 최초감정가 3억9백만원에 첫 경매가 진행돼 무려 31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5억3천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가 최초감정가보다 2억2천1백만원이나 높았다. 법원경매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를 낙찰 받더라도 전•답•과수원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한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은 낙찰된 날부터 1주일 정도 뒤에 있는 낙찰허가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기간 내에 제출하지 못하면 낙찰은 허가되지 않고 낙찰금액의 10%인 입찰보증금은 몰수된다. 단, 임야는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없다.
전•답•과수원을 낙찰받기 위해 필요한 농지취득 자격증명은 최초 구입 면적이 3백3평 이상이어야 한다. 기존에 농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낙찰받을 부동산이 적어도 3백3평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지역 내의 전•답•과수원으로 해당지역이 일반주거•상업•공업지역으로 지정된 경우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 없다. 마지막으로 법원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이 개발로 수용될 경우 통상 시세가 아닌 공시지가의 100∼150% 수준에서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