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무분별하게 급등하자 건설교통부가 직접 ‘재건축아파트 투자시 유의사항’을 내놓았을 정도다. 재건축을 직접 관할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7월부터 시행되면 재건축 사업성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현재 재건축 사업은 ‘재건축추진위 구성-시공사 선정-안전진단-조합설립-사업계획 승인-사업계획완료’ 등의 단계로 크게 나뉜다. 건교부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단계는 사업 가능성이 높거나 확실하고 그 이전단계는 재건축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의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자의 관심이 더욱 쏠릴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7월부터는 안전진단 요건을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는 사업기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 사업에서 사업기간 지연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투자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곳이 재건축 아파트다.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2백45개 재건축 추진단지, 20만4천9백30가구 가운데 사업계획이 완료돼 재건축이 확실한 곳은 14%(34개 단지), 안전진단이 통과돼 사업성사가 가능한 곳은 48%(1백15개 단지)로 나타났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불확실한 아파트도 37.5%에 달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가격이 급등한 강남구 개포시영, 개포주공 2·3·4단지, 일원동 대우일원,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 강동구 고덕시영, 둔촌동 둔촌주공 등은 시공사는 선정됐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사업성이 불확실한 아파트에 해당된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은마아파트도 안전진단 신청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 아파트는 6월 말까지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안전진단 요건과 재건축 허용연한이 강화돼 상당기간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의 단지는 상대적으로 향후 안정적인 재건축 사업진행을 할 수 있다. 아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 못했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강동구 고덕지구 주공1단지와 서초동 삼호 및 우성1·2차, 가락동 가락시영 등이다.
안전진단 통과 이후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곳은 저밀도지구인 암사·명일지구의 강동 시영1·2단지, 화곡지구 2·3주구, 청담·도곡지구의 도곡2단지와 개나리2차 저층, 잠실지구 1단지와 시영, 강남구 일원동 현대사원, 서초구 잠원동 한신7차 등이다.
이미 사업승인을 받아 사업성이 확실히 보장되는 아파트는 잠실지구 주공2·3·4단지와 청담도곡지구 중 도곡2단지와 개나리2차 저층을 제외한 전 단지, 서초구 방배동 중앙·황실 등이다.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는 조합설립 인가와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와 달리 7월부터 시행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아파트 정비계획수립과 재건축 구역지정 등 까다로운 절차로 인한 사업기간 지연과 용적률 하락을 피할 수 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팀장은 “각 사업승인 단계까지의 악재 가능성을 면밀히 따진 후 투자에 임할 것”을 권했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