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하기에 따라 참 애매한 말입니다. 급발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같은데, 현재 기술 수준이라니요? 대체 현재 기술 수준이 어떻기에 급발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일까요. 게다가 그렇게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린가요. 한 문장 안에 빠져나갈 구멍을 참 많이도 만들어놨습니다.
국토부의 발표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자동차 급발진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운전자들은 당장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비록 운전자의 실수가 있지만 “제동장치 압력 이상이 급발진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자동차 결함도 지적한 바 있는 자동차급발진연구회의 김필수 회장(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은 국토부 발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급발진 문제는 아직까지 그 잘잘못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도 아직 밝혀내지 못
했습니다. 그렇기에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듯합니다.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난 운전자들은 자동차업체에 리콜을 요구하거나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반면 자동차업체들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운전자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일쑤입니다.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니 자동차업체들로선 부인하는 게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국토부 발표는 분명 급발진에 불만을 제기했던 운전자들과 급발진의 원인이 자동차 결함에 있다고 주장한 단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책임 소재를 가려내기 힘든 부분이니만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