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광고…자국 회사 ‘밀어주기’
지난 5월 열린 칸 영화제의 의전 차량 SM5에서 내리는 니콜 키드먼.
사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마세라티가 스폰서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오히려 ‘애국 후원’이라고 해야 할까. 같은 조건이면 영화제 개최국의 자동차메이커가 후원사 중 하나로 참여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지난 5월에 열린 프랑스 칸 영화제(제66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프랑스 자동차메이커인 르노 자동차가 영화제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200대가 넘는 자사의 자동차 모델들을 의전 및 행사 차량으로 제공했다. 당시 월드스타 니콜 키드먼, 브래드 피트 등이 공식 의전차량인 르노삼성의 중형세단 SM5에서 내리는 장면이 세계 매스컴을 통해 소개돼 화제가 됐다. SM5는 래티튜드(Latitude)라는 차명으로 유럽 시장에 수출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31년째 칸 영화제를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칸 영화제와 서로 ‘윈윈’하며 성장한 셈이다.
베니스 영화제, 칸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역시 단골 차량 후원사는 독일 자동차회사 BMW와 폴크스바겐이다. 특히 BMW는 2010년 제60회 베를린 영화제부터 지난 2월 제63회 영화제까지 4년 연속 BMW 시리즈를 의전차량으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모터쇼를 통해 소개된 ‘올뉴 콰트로포르테’. 오는 28일 열리는 베니스 영화제의 의전 차량으로 제공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열리는 유명 국제영화제의 경우는 어떨까.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지난해(제17회) 기아자동차와 아우디코리아가 후원사로 참여했다. 당시 기아차는 유명 배우와 감독들의 의전차량 및 행사차량으로 K9, K7, 쏘렌토R 등 총 130대의 차량을 제공했다. 아우디코리아는 부산영화제 ‘영화인의 밤’ 행사에 최고급 프레스티지 세단 A8, A7 등 최신 모델을 국내외 영화인을 위한 의전차량으로 내놓았다. 기아차는 지난 2004년부터 부산영화제를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인 푸조와 시트로엥 수입사인 한불모터스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컨버터블 차량인 푸조 308CC와 508, 시트로엥 DS5 등 10대의 자동차가 의전차량 등으로 영화제에 제공된다.
부산과 부천, 이들 두 영화제 모두 지구촌 영화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앞으로 어떤 자동차메이커가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영화제와 함께 성장해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