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골프’가 그 골프가 아니라고?
국내에서 인기를 끈 폴크스바겐의 ‘골프’는 멕시코만에 부는 바람에서 따온 이름이다.
기아차가 내놓는 K 시리즈에서 K는 기아(KIA), 한국(Korea), 강함(그리스어 Kratos)을 의미한다. K 뒤에 붙는 3, 5, 7은 각각 준중형과 중형, 준대형을 뜻하는 숫자다. 이러한 작명법은 르노삼성자동차의 SM 시리즈도 유사하다. SM은 ‘Samsung Motors’의 약자 혹은 세단을 뜻하고, 숫자 3은 소형차, 5는 1800~2000㏄급 중형차, 7은 대형차를 나타낸다. QM은 SUV(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다목적 차량) 모델을 의미하는데 숫자가 부여되는 방식은 같다.
사실, 영문 이니셜과 숫자의 결합은 외국 자동차 브랜드가 애용하는 작명법이다. 아우디의 A 시리즈 역시 A는 아우디(Audi)의 약자이고 이 뒤에 붙는 숫자로 차의 모델을 구분한다. 통상 A4, A6, A8처럼 짝수가 붙으면 세단(지붕이 있는 일반적인 승용차)을 뜻하고, A1, A3, A5같이 홀수가 부여되면 해치백(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는 형태로 트렁크에 문을 단 승용차)이나 스포티한 모델을 의미한다. 아우디의 SUV 모델에는 Q자가 붙는데, 이는 4륜구동을 의미하는 ‘콰트로’(Quattro)의 약자다.
BMW의 경우 이와는 사뭇 차이가 있는데 3, 5 등 홀수 시리즈는 세단이나 해치백 스타일에, 짝수 시리즈는 쿠페(2도어 2인승 승용차) 모델에 주로 적용된다. 이 숫자 뒤에 배기량을 나타내는 두 자릿수가 들어가고 모델명 끝에는 엔진방식이 표기된다. 디젤엔진은 d, 가솔린 엔진은 I를 붙인다. 숫자가 커질수록 차의 크기가 커지는 것은 두 브랜드 모두 비슷하다. 가령 BMW 520d 모델이라면 5시리즈로 2000㏄ 디젤엔진 차량이라는 의미다. 최근 BMW는 M 시리즈를 계속 내놓고 있는데, 여기서 M은 ‘모터스포츠’(Motorsports), 즉 고성능 경주용 차량을 의미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이니셜로 모델을 표시한다. 세단의 경우엔 C(소형), E(중형), S(대형)로 등급(Class)을 구분하고, 일반적인 SUV 모델에는 M, 도심형 SUV에는 G자가 붙기도 한다. 또한 BMW와 흡사하게 이니셜 뒤에 붙는 세 자릿수로 배기량을 나타낸다.
볼보의 경우엔 다른 브랜드와 이름붙이는 방식이 다소 다르다. 세단은 S, 해치백 모델은 V, SUV은 XC로 표시하고 이 뒤에 붙는 두 자릿수로 차량 등급을 구분한다. 60, 70, 80 식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차의 크기가 크다.
폴크스바겐은 모델명을 ‘바람’에서 자주 차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골프(Golf)는 영어 ‘Gulf Stream’(멕시코 만에 흐르는 해류와 바람)의 ‘Gulf’에서 따온 이름이다. 또한 폴크스바겐의 전륜구동 차량인 파사트(Passat)는 독일어로 무역풍을 뜻한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