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때문이라고? 3년 더 얹어줄게” 의붓딸 성폭행 남성, 음주 핑계 대다 철퇴

[일요신문] 대한민국 법원은 유독 술에 관대했다. 아무리 강력 범죄를 지었을 지라도 술에 취해서 그런 것이라면 오히려 형량을 깎아주곤 했다. 최근 들어 사법부는 주취 범죄 근절에 주목하며 술에 대한 관대한 판결 역시 시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의붓딸을 상습 성폭행 한 남성의 사건에서 이런 사법부의 의지가 그대로 판결문에 실렸다.

11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10년 동안 상습적으로 의붓딸을 성폭행한 김 아무개 씨(62)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12년형을 받은 데 비해 형량이 3년이나 늘었다.

이번 항소심은 김 씨 측이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인데 징역 12년은 너무 가혹하다”며 제기한 것이었다. 과거 술에 관대한 법원이었다면 형량이 깎였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김 씨가 주로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른 부분은 인정했지만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은 아니라고 봤다. 결국 김 씨는 징역 12년형에 3년을 더 얹게 됐다.

또한 재판부는 김 씨의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밝혔다. 의붓딸을 장기간 성폭행한 것은 물론이고 의붓딸의 친구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처음 상습 성폭행 및 성추행이 시작됐을 당시 의붓딸의 나이가 고작 7살이었으며 딸이 임신을 하자 낙태수술을 강요한 뒤 수술 직후 또 다시 성추행을 일삼았다.

신민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