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6시 40분에 필리핀 세부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부산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20대 야성 최 아무개 씨가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필리핀 세부에서 끔찍한 경험을 한 여성이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 뒤 이렇게 울부짖는 것으로 보였다. 다소 시끄러운 여성의 항변으로 항공기 내부에는 소란이 일었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있는 것으로 보여 승무원들이 해당 여성을 진정시켰고 다른 승객들도 어느 정도는 불편을 감수했다.
영화 <플라이트 플랜>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그렇지만 해당 여성의 행동은 점차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거듭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는 승무원에게 횡설수설한 아 여성은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했으며 결국엔 좌석에 앉아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게다가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최 씨의 일행 박 아무개 씨까지 마구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에 동조했다. 결국 승무원들은 이 두 사람을 경찰에 신고했다.
과연 최 씨와 박 씨는 필리핀 세부에서 어떤 일을 겪은 것일까.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들은 김해공항경찰대에 체포돼 부산 강서경찰서로 인계됐다. 경찰에 체포된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드러났다. 부산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0일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현지에서 구매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했으며 강간당했다는 최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라며 “귀국을 앞둔 지난 15일 투약을 멈췄지만 환각 상태가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성폭행 피해자로 오인된 20대 여성 최 씨는 결국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