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여대생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서울대 졸업생에게 2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8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통해 만난 10살 연하 여대생을 모텔로 데려 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졸업생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영화 <오! 수정>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피의자 A 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 사립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피해자 B 씨를 만는 계기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다. 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던 피해자 B 씨가 '친구를 찾는다'며 스누라이프에 올린 글을 보고 연락한 A 씨는 2011년 1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점에서 만났다.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신 뒤 A 씨는 “손도 건드리지 않을테니 잠만 자고 첫차를 타자“며 B 씨를 근처 모텔에 억지로 데려갔다. 그리곤 반항하는 B 씨를 힘으로 제압한 뒤 A 씨는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성폭행을 당한 B 씨는 A씨가 샤워하는 동안 그의 신분 확보를 위해 휴대전화를 가지고 도망쳤다. 먼저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은 피해자 B 씨가 아닌 A 씨였으며 그 혐의는 절도였다. 그렇지만 B 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성폭행 사실을 진술한 뒤 A 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모텔에 가자는 얘기로 A 씨의 성관계 시도를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이 A 씨 무죄의 판단 근거였다. 그렇지만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A 씨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