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다모>의 헤로인 하지원, 2. <대장금>의 이영애 양미경, 3. 얼짱’ 박한별, 4. 누드사진을 공개한 성현아. | ||
[1] 여배우들 누드붐
올 한 해 수많은 여배우들이 벗고 나섰다. 그 ‘덕’에 이제 우리나라도 좀 더 자유로운 누드촬영 문화가 정착되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누드의 ‘씨’를 뿌린 이는 성현아. 마약복용 혐의로 한동안 연예계를 떠나 있던 그녀는 지난해 말 누드촬영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들고 컴백했다. 성현아는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하고 싶었다. 당당히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외국여배우들의 누드를 보며 멋지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으나, 그녀의 누드는 당시만 해도 예술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이렇듯 성현아가 신호탄을 쏜 누드열풍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그 붐을 몰아갔다. 권민중 김완선 이혜영 이지현 이주현 함소원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저마다 옷을 벗어 던지며 대한민국에 ‘누드광풍’을 일으켰다.
이들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여배우는 권민중이다. 현재까지 총매출액이 15억∼20억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처음으로 모바일 화상 서비스를 시작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예술적인 점수를 가장 높게 얻은 이는 이혜영이다(<일요신문> 600호 특집 설문조사 참고). 이혜영은 연예전문 사진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누드’로 선정됐는가 하면, 다리 엉덩이 가슴 히프 등으로 나눈 신체부위별 아름다움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 ‘얼짱’이어 ‘몸짱’ 뜨다
올해의 유행어 중 가장 히트한 것이 ‘얼짱’ 아닐까. ‘얼굴이 잘생겼다’는 의미인 얼짱은 10대들이 만들어낸 신조어이자 은어다. 얼짱이 되는 과정은 ‘간단’하다. 누군가의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이 사진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예쁘다고 인정되면 자연스레 다른 사이트로 퍼지면서 인터넷상의 스타로 떠오르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타1호가 바로 박한별이다. ‘얼짱’ 출신 박한별은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맡으며 연예인으로 데뷔했고 드라마 <요조숙녀>에 이어 가요프로그램 MC로도 활약중이다. <장화, 홍련>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쥔 임수정, ‘롯데리아 걸’로 유명한 남상미 또한 얼짱 출신.
온라인에서 뜨는 얼짱이 오프라인에서도 곧바로 통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인터넷세대인 10대와 20대들이 연예 가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했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현재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제1대 얼짱 선발대회’까지 열리고 있다. 사이트 관계자에 따르면 반응이 폭발적이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한다.
‘얼짱’에 이어 ‘몸짱’이 탄생한 것도 흥미롭다. 더구나 몸짱 붐을 일으킨 주인공은 서른아홉 살의 한 중년 여성. 자신을 ‘일산아줌마’라 칭하는 이 여성은 ‘몸짱’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매끈하고 매력적인 몸매의 소유자다.
’몸짱 신화’는 일산아줌마가 ‘딴지일보’에 다이어트 성공기를 연재하고 싶다고 연락하면서 비롯됐다. 처음엔 딴지일보측도 시큰둥했다. 하지만 이 아줌마가 보낸 사진 한 장에 ‘편집국 전체가 히떡 디비졌다’고 한다.
결국 이 아줌마가 연재하기 시작한 ‘니들에게 봄날을 돌려주마’ 시리즈는 일대 화제를 몰고 왔으며, 아줌마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딴지일보 관계자는 “적어도 10회 이상 연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몸짱 아줌마’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직까지 신상공개만큼은 극구 사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3] 드라마‘폐인시대’
드라마 한 편이 수만 명의 ‘폐인’을 만들어냈고 이들로 인해 새로운 드라마 팬문화가 탄생했다. 그 시초는 바로 MBC <다모>. 2003년 한국의 ‘다모 신드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에도 ‘광팬’들의 활동은 이어져 연말 연기대상에까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터넷상에 만들어진 ‘다모폐인방송’ ‘폐인일보’ 등은 팬들의 활동영역이 단지 드라마를 ‘보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섰음을 증명한다.
<다모>의 주인공 하지원은 과연 이 같은 뜨거운 인기를 예상했을까. <다모>의 첫방송을 앞두고 있던 지난 7월 하지원은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단한 작품”이라며 큰소리(?)를 쳤다. 결과는 ‘그녀의 말대로’였고, 하지원은 연말 연기상 시상식에 유력한 후보로 올라와 있다.
연말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대장금> 열풍은 이제 ‘쌍방향 드라마’ 시대가 열렸음을 시사한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움직이는 ‘힘’으로 등장했기 때문. 열성 팬들의 ‘한상궁 살리기 운동’ 영향으로 극중 한상궁의 생명이 연장되고 대본이 일부 수정된 일이 단적인 예다.
[4] 안타까운 만남과 이별
스타들의 만남과 이별은 유난히 화려하고, 시끄럽다. 연예인이기에 이 모든 걸 감내해야 하는 딱한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이들의 결혼과 이혼은 때로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게’ 느껴진다. 연예계 단골뉴스이기도 한 결혼과 이혼 소식이 올해엔 유난히 많았던 것 같다.
▲ 1. 황수정 2. 최진실 3. <황산벌>의 이문식 4. 심은하 5. 고현정 | ||
한편 올 겨울 초입에 벌어진 김상중의 결혼사기극은 참으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한 재벌그룹의 손녀딸이라 신분을 속이고 김상중에게 접근한 이 여성의 정체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5] X양이 도대체 누구야
이니셜은 연예계 소식에 종종 등장할 수밖에 없다. 실명을 밝힐 수 없음이 때로 안타깝기도 하지만 사생활 보호와 명예훼손을 피하기 위해 택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다. 최근 이름과 전혀 무관한 Q양 T양 등 엉뚱한 이니셜까지 등장하는 것도 모두 이 때문.
그런데 팬들의 눈치는 기자들보다 빨라서 이니셜의 주인공들이 간혹 정체를 드러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얼마 전 <일요신문>에 보도된 ‘전재용과 A양 사건’이었다. 당시 ‘대외비’를 철저히 유지했음에도 알파벳 순서대로 붙인 이니셜 ‘A’가 어느새 A양의 실제 성씨의 이니셜인 ‘P’로 거론되더니 그녀의 실명이 일부 인터넷 사이트의 검색순위에 오르내린 것.
이 경우 담당기자들이 곤란해진다. “A양이 XXX 아니냐?”라고 이름을 들이대며 확인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 그럴 때 기자들은 ‘모르쇠’로 나갈 뿐 뾰족한 대안이 없다.
[6] 스타 여배우들 ‘컴백설’
팬들이 컴백을 손꼽아 기다리는 스타 여배우들의 복귀 여부로 한동안 연예가가 오락가락했다. 심은하, 황수정, 고현정, 최진실 등이 그들.
먼저 이혼문제와 함께 컴백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최진실은 지난 12월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3월쯤 영화로 컴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를 떠나 얼마 전 이혼한 고현정은 현재로서는 컴백 여부가 불투명하다. 고현정은 수많은 기자들의 추적을 교묘히 따돌려 소재파악마저 힘든 상황. 그러나 그녀가 몇몇 연예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해왔음이 알려지면서 컴백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황수정과 심은하는 연예계에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컴백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황수정은 메이저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상황이라 조만간 컴백 시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 소속사 관계자는 “컴백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빨라도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은하의 경우엔 연예계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음에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7] 영화계 ‘거시기’열풍
지난 한 해 영화계는 사투리 열풍이 거셌다. 최초로 각 지역사투리를 사극에 도입한 <황산벌>, ‘사투리욕’으로 재미를 더한 <낭만자객>, 정우성이 경상도 사투리를 선보이며 망가진 <똥개> 등 사투리를 가미한 영화가 여러 편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황산벌> 주연이었던 박중훈은 지난 11일 청룡영화제 무대에 올라 김혜수의 의상에 대해 “참으로 거시기하네요”라는 조크를 날리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