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입원 비밀스런 퇴원 그리고 약물중독 검사
▲ 지난해 고현정의 ‘컴백’ 드라마인 SBS <봄날>의 한 장면. 오른쪽은 지난 12월24일 밤 고현정이 입원했던 여의도성모병원 VIP입원실 입구.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왜 여의도성모병원이었나
고현정은 지난해 12월24일 밤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연예인의 병원행이 대부분 조용하게 이뤄지는 데 반해 고현정은 응급실로 급박하게 입원해 금세 이 소식이 병원 밖으로 전해졌다. 이내 이 소식은 ‘음독설’로 번졌고 인터넷매체 <스타다큐>가 ‘음독 정황’을 보도하면서 이는 최고의 이슈로 부각됐다.
여기서 한 가지 확인된 사안은 당시 상황이 ‘그만큼 다급했다’는 부분이고 남는 의혹은 청담동에 거주중인 고현정이 왜 인근 병원이 아닌 여의도 성모병원을 찾았냐는 점이다.
우선 ‘다급한 상황’은 곧 ‘음독설’로 연결됐다. 음독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웠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는 “CF 촬영으로 몸이 안 좋다가 고열증세까지 겹쳤다”며 “평소 고현정이 신장이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던 어머니가 ‘고열’을 걱정해 급히 응급실을 찾은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여의도성모병원이었을까. “크리스마스이브라 인근 병원 응급실에 적당한 의사가 없었다. 다행히 여의도성모병원에는 아는 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확인 결과 고현정이 입원했을 당시 담당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였다. 아무래도 고현정측에서는 베테랑 의사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지금 어디 있나
‘음독설’에 이어 연예계에는 고현정의 ‘잠적설’이 나돌았다. 이는 퇴원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 때문이다. 기자가 여의도성모병원을 처음 찾은 것은 지난 12월26일 오전 9시경이었으나 고현정은 이미 퇴원한 뒤였다. 그런데 병원에서 ‘새벽에 고현정이 혼자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한 병원 관계자에 의하면 “새벽 4시경 고현정이 사라져 간호사와 보호자가 고현정을 찾았지만 병원에 없었다”고 말한 것.
그렇다면 고현정이 소속사에 자신의 행방을 알리지 않은 채 잠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연예계에는 금세 ‘고현정이 잠적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게다가 ‘음독설’ 확인 취재를 위해 청담동 고현정의 집을 찾은 기자들 대부분이 “지금 고현정은 집에 없다”는 얘기를 듣고 발길을 되돌리면서 ‘잠적설’에 무게가 더해졌다. 여기에 ‘만약 음독이 사실이라면 이틀 만에 퇴원할 수 없으므로 다른 병원에 입원중일 것’이라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이에 기자는 서울에 위치한 대부분의 종합병원을 돌아다니며 고현정 입원 여부를 확인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게다가 12월26일 새벽 1시경 고현정의 것으로 추정되는 웃음소리를 병실 밖에서 들었다는 관계자의 증언도 접할 수 있었다. 다른 병원에 입원할 만큼 몸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과연 고현정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취재진은 어렵게 고현정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고현정의 모습을 직접 포착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청담동 집에 있다는 정황이 파악된 것. 지난 5일 밤 기자는 고현정의 청담동 집 앞에 권 대표의 차가 세워져 있음을 확인했다. 평소 권 대표는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고현정의 집을 직접 찾곤 했다. 이는 두 사람이 업무적 관계보다 ‘친구’ 사이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권 대표가 밤늦게 고현정의 집을 찾았다는 사실은 현재 고현정이 집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무슨 치료를 받았나
가장 많은 논란이 발생하는 부분은 고현정이 병원에서 무슨 치료를 받았는가 하는 부분이다. 기자는 12월26일, 27일, 28일, 그리고 1월2일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그날 비번이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어렵게 취재에 응한 한 병원관계자는 “컴퓨터를 조회해 ‘병명’만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이상하게 병명이나 처방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만을 들려줄 뿐이었다. 다만 일반인이 확인할 수 있는 병실 검색 컴퓨터에 병실 호수와 ‘24일 입원, 26일 퇴원’이라는 기록, 그리고 진료과가 ‘응급의학과’임만 뜰 뿐이었다.
며칠 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병명은 밝힐 수 없지만 약물중독 검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아세트아미노펜 독성검사를 했는데 독성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음독’을 뒷받침하는 정황인데 그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 성분으로 간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 복용 환자는 간 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 따라서 폐렴에 따른 고열로 너무 많은 해열진통제를 먹었거나 평소 비슷한 증상으로 이를 장기 복용해 약물중독 검사를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의혹 해소를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현정측이 ‘폐렴 관련’ 진료 기록을 공개하는 것이나 권 대표는 “연예인이 루머에 대응해 진료기록을 공개한 경우는 없었다”며 “대신 1월11일로 예정된 CF 관련 공식행사에 참석해 건강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얘기한다. 고현정이 예정된 공식행사에 참석해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