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미녀들 이유 있었네!
▲ 치아 교정으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뀐 강혜정과 최근 성형 사실을 고백한 전혜빈과 양미라(위부터). | ||
말 많고 탈 많은 연예인 성형설. 사실 이제 더 이상 설(說)이라 할 것도 없다. 스스로 성형 사실을 당당히 고백하는 스타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예뻐야 하고 항상 변신해야 하며 결코 늙으면 안된다는 직업 윤리(?)상 연예인에게 있어 성형은 어쩌면 불가항력의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는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치아 교정만 했다는 강혜정이나 코와 치아교정을 동시에 했다는 전혜빈이나 혹은 코만 손봤다는 양미라를 얼굴을 보다 보면 다른 연예인 얼굴이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연예인들만 다니는 성형외과는 정해져 있는 건가? 한 사람의 솜씨도 아닌데 어떻게 얼굴이 비슷비슷해지는 걸까. 같은 음식이라도 손 맛에 따라 음식 맛이 천차만별이거늘, 하물며 주재료로 다르고 요리사도 다 다를 텐데 어찌 이리 똑같은 결과물이 나오는지 궁금하다.
“물론 같은 재료라도 손 맛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지지. 하지만 정확한 레시피가 있다면 그 차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것처럼 성형에도 유행하는 규격이 있다는 거 몰랐어?” 유난히 성형에 관심이 많은 지인 S는 마치 만인이 아는 당연한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이 딱하다는 듯 말했다.
그렇군! 그런거였어. 그렇다면 최근 유행하는 성형 규격은 어떤 걸까. 병원에 직접 전화해 보기 전에 인터넷 서핑으로 사전 지식이 될 만한 것이 있나 알아봤더니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띄었다.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의 교수와 연세대 심리학 교수팀이 2001년과 2006년에 인기를 끈 여성 연예인의 얼굴 변화를 분석해 본 결과에 대한 기사였다. 내용은 각설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2001년에 비해 2006에 선호도가 높은 연예인은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얼굴과 앳된 이미지의 얼굴의 연예인으로 나뉜다고. 앳된 이미지의 대표로는 김태희, 이다혜, 한예슬, 현영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동안(童顔)형’ 미인들은 상대적으로 이마가 넓어서 아기 얼굴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2001년에 비해 2006년에는 같은 앳된 얼굴이라도 턱이 더 갸름해진 쪽을 더 좋아한다는 거다. 즉, 최근 너도나도 입술에 보톡스를 집어넣고 턱을 뒤로 밀어넣는 성형외과 시술을 받는 것이 이런 감성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었다. 이효리와 배우 한은정, 김효진, 오윤아는 날카로운 인상으로 분류됐다. 네 사람은 눈썹이 가늘고 날렵하게 뻗어 있고 입술이 짧은 특징을 보인다.
이 연구에 비춰보면 강혜정의 성형 콘셉트는 앳된 동안형이고 전혜빈과 양미라는 날카로운 인상의 콘셉트로 성형을 한 듯하다.
이제는 병원에 직접 알아볼 차례. 0809 나노 성형외과의 김범석 원장은 “성형 수술의 화두는 ‘어려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요즘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 중 하나는 많이 알려진 대로 악안면 수술이죠. 즉, 코를 중심으로 입과 턱 주변의 윤곽을 잡아주는 수술입니다. 강혜정이나 전혜빈, 양미라 모두 악안면 교정을 한 케이스죠.” 그렇다면 모두들 왜 악안면에 집중하게 된 걸까? “눈과 콧대는 이미 할만큼 했기 때문이죠. 게다가 윤곽이라는 게 세련미를 주는 데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형에 익숙한 사람들이 윤곽에 집중하는 건 당연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대해 물으니 옆 모습을 봤을 때 코와 콧날이 부드럽게 연결되며 코끝은 약간 버선코 형태로 위로 치켜 올라가고(살짝 들창코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윗입술이 살짝 치켜올라 가 있는 모양이 최고로 유행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코와 입술 사이가 평균 90도인데 요즘은 110도가 되도록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전만해도 코뚜레 부분을 살짝 아래로 집어줬으나(몇몇 연예인들의 코가 그랬던 게 기억난다!) 요즘은 뒤로 돌려 붙여 전체적으로 코 길이가 짧은 듯 느껴지게 한다고. 코가 길면 나이가 들어보이기 때문이란다. 턱의 경우에는 약간 날렵하게 빼주는데 급속 교정을 해서 잇몸과 치아를 안으로 넣는 대신 턱을 빼줘서 얼굴을 갸름하고 날렵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여기에 덧붙여 일명 ‘귀족수술’을 통해 콧망울 주변의 살이 약간 돋아 오르듯 보이게 하면 말 그대로 최신 유행의 얼굴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연예인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 정말 유행 규격대로 고친 것 같긴 하다.
구본준 성형외과의 구본준 원장은 “요즘에는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재수술을 많이 받습니다. 얼굴을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로 다시 손보기 위해서죠. 눈과 코는 물론 얼굴 윤곽까지 유행 스타일로 고치니 서로서로 비슷해보이는 건 당연합니다”고 말한다.
성형 수술은 이미 대세다. 더 이상 있는 그대로 살자고 외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고민된다. 어차피 수술을 결심한 사람이라면 사전에 최신 유행 스타일을 잘 파악한 후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으로 이 글을 마쳐야 할지 아니면 유행이란 변하는 것이니 자신의 개성을 다시 한 번 살펴본 후 단점만을 손보라고 해야 할지. 하지만 이 말은 꼭 덧붙이고 싶다. 끊임없이 재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것. 평균 세 번 이상의 재수술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 말이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