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의 방영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에는 오히려 <이산>이 참여정부를 띄워준다는 얘기가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당시 <이산>은 영조 즉위 시절을 그리고 있었는데 세손 이산이 노론 중신들의 음해와 견제로 인해 시련을 겪고 있을 당시입니다. 따라서 당시의 이산은 참여정부로 치환해서 볼 수도 있었습니다. 임기 중에 탄핵 정국까지 겪을 정도로 야당과의 대립이 치열했던 노 전 대통령과 정조 즉위 이전 노론 중신들과의 대립으로 시련을 겪던 이산 사이에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산>처럼 왕과 중신들을 중심으로 한 사극은 권력 핵심부를 다룰 수밖에 없어 현실 정치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개연성을 바탕으로 끼워 맞춘 해석에 불과합니다. 드라마는 작가와 연출가가 다양한 사료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창작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