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일괄 개정조례 `상위법령 제·개정사항 반영 등을 위한 시민감사관 등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 등 일부개정조례`가 28일 공포·시행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시행된 개정조례는 인천시 조례 총 68개에 있는 258개의 잘못된 규정을 하나로 묶어 일괄 개정한 것이다. 행정자치부 및 법제처 등 중앙정부와 협업을 통해 불합리한 정비과제를 발굴한 후 정비안을 마련해 지난 11월 5일 시의회에 제출했으며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등 4개 상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2월 16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조례에서는 위원회 심의 시 의결을 과반수 찬성인 경우로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부동수일 경우 부결로 하지 않고 위원장에게 결정권을 주도록 해 민주주의 원칙(다수결)에서 벗어난 `지방물가대책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등 5개 조례의 위원회 관련 규정을 개정했으며 상위법의 근거 없이 수탁자가 시설물을 멸실 또는 훼손하였을 경우 모든 손해를 수탁자가 지도록 민법상의 특칙을 두고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설치 및 관리 조례` 등도 정비했다.
공영 주차장 본래 목적과 무관하게 상위법의 근거 없이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 등 구체적 사실을 금지대상으로 정해 주차장 내 영업행위가 원천적으로 불가했던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의 경우 주차금지 대상을 `주차장을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경우`로 완화해 주변 상인들의 피해가 없는 범위 내에서 주차장에서 채소 등의 판매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정비했다.
또한 이번 조례에서는 어려운 한자어 등을 한글로 바꾸고 ‘나병’ 등 용어 자체에 편견이 내포돼 있는 용어를 ‘한센병’ 등으로 순화했으며 내용과 시민이 법규를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긴 제명에 띄어쓰기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인천시가 광역시 개청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대규모 자치법규 정비사업이다. 시는 지난 2월 법제처와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법제업무 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자치법규 정비 협업, 불합리한 법령 정비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수조사로 발굴한 불합리한 자치법규 사항을 행정자치부 공모를 통해 법제처로부터 파견된 채향석 법제협력관(4급)의 도움을 받아 정비를 마쳤다. 이는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간 협업으로 일궈낸 최초이자 대표적인 협업사례이며, 특히 개정 조문수나 개정방식 등 효율성 측면에서 최대, 최고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을 비롯해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조례 370개, 규칙 73개 등 모두 443개 자치법규의 규정 1781건을 정비했다.
인천시의 자치법규 정비사례는 지난 10월 22일 법제처가 주관한 ‘시·도 및 시·군·구 법제담당자 연찬회’에서 사례 발표를 한 바 있으며 12월 28일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열린 ‘전국 법무담당관회의’에서도 자치법규 정비 및 법제협력관 제도 운영사례를 발표했다.
안효직 시 법무담당관은 “앞으로도 시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거나 법령상 근거 없는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발굴·정비해 자치법규의 법적합성을 확보하고 행정의 신뢰도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