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용덕·장종훈(한화) 선수가 초등학교에서 ‘야구 클리닉’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모든 초·중·고 감독들이 부러움 반 푸념 반 섞인 말들을 했다고 한다. 부러움은 ‘우리 학교도 해주지’이고 푸념은 ‘우리 학교 출신 중에 스타가 많은데 코빼기도 안 보인다’이다. 그 말이 ‘정답’이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자기 모교 감독이 지금은 누구인지 잘 모른다. 졸업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부문화가 자연스러운 미국처럼 모교에다 돈을 팍팍 내라는 게 아니라 비시즌 때 일년에 하루쯤은 모교를 방문해서 스승님도 찾아뵙고 나이 어린 후배들한테 “너희도 열심히 하면 나처럼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심어주라는 얘기다.
얼마 전에 선수가 6명뿐인 초등학교 감독한테 연락을 받고 학교를 방문해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그날 그 학교 졸업생 중 유명한 선수 몇 명을 소개했는데 일반 학생들이 나보고 ‘뻥’까지 말라며 야유를 보내길래 그 다음날 그 선수들을 학교에 집합시켰다. 당연히 학교는 난리가 났다. 그 결과 야구부에 20명이 신규 등록을 했다.
내가 강의를 했던 중요한 이유가 선수 모집 때문이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요즘 초등학교마다 선수 부족으로 야구부를 해체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1∼2년 야구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학생들도 많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초등학교 야구부는 학교에서 지원을 못 받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회비를 내서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야구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프로선수 정도면 1년에 한 번쯤은 야구공하고 배트 정도는 지원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선수는 거의 없다. 협찬받은 글러브나 배트에다 자기 사인해서 팬들이나 친한 사람한테 선물을 해줘도 모교에다 기증하는 선수들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글러브를 1년에 10개를 협찬받는 선수들도 모교에다가는 기증하지 않는다. 그중에 5개만 기증해도 몇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부모들이 자비로 배트를 구입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 부담을 이기지 못해 도중하차하는 선수들도 꽤 많다. 사정이 그렇다고 감독이 출신 선수들한테 전화해서 장비 좀 사달라고 할 수도 없다. 그저 넓은 아량으로 쓰던 거라도 갖다만 주면 눈물 나도록 감사한 거다.
어린 선수들은 중고 배트라도 선물받으면 그날부터 야구를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한다. 막말로 장비 사주기 아까우면 1년에 하루쯤 학교나 방문해주길 바란다. 그러면 다음날 야구부원이 10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자연히 부모가 매달 내는 회비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러면 어린 선수들 장비도 좋은 것으로 바뀔 것 아닌가.
선수들이여 프로선수가 가져야 할 책임감이 뭔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아니던가. 책임들 지시게.
야구해설가
SI 예상과 달랐다…대한민국 밀라노 동계올림픽 성적표 살펴보니
온라인 기사 ( 2026.02.22 11:2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