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원씨 뒷바라지론] 사방 시끄러워도 운동에만 전념을

얼마 전 전재수 코치가 캐나다 코치로 활약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학부모 입장에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연맹에서 파벌 문제로 인해 해임된 후 갈 길을 찾다가 결국 한국을 떠나 경쟁국이나 다름없는 캐나다 코치로 일한다는 건 한국 쇼트트랙의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쇼트트랙 내분으로 시달림을 당하다 못한 선수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 운동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현재 몇몇 선수들은 국적을 바꿔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걸로 안다.

개인의 영광과 이익도 중요하지만 자랑스런 태극 마크를 달고 국위 선양을 하는 데 대해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던 자식에게 어른들의 이기주의, 기회주의 등에 대해 설명을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즘 자식을 뒷바라지하면서 가장 큰 바람이라면 다른 종목의 부모들처럼 순수하게 운동에만 신경쓰고 뒷바라지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실력이 아니라 어느 사람의 라인에 서 있느냐에 따라 국가대표의 탈락 유무가 결정되는 현실에선 부모는 자식에게 해줄 말이 없다.

그래도 현수는 오늘도 운동을 나갔다.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움증을 야기시켜도 운동 선수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런 현수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