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재산 쑥쑥…금배지들은 재테크 달인?
국회 공직자 윤리 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표.
2012년 제19대 총선이 끝난 뒤 재산을 공개한 의원 300명 중 총액 1위는 정몽준 새누리당 전 의원이었다. 정 전 의원은 약 2조 227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정 전 의원 뒤를 이어 고희선 전 의원(약 1266억 원)이 2위를 차지했다. 약 1145억 원을 신고한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이 3위를 차지했다.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약 538억 원)이 4위, 현영희 전 의원(약 193억 원)이 5위, 윤상현 무소속 의원(약 186억 원)이 6위, 성완종 전 의원(약 152억 원)이 7위에 올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약 147억 원), 정의화 국회의장(약 140억 원),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약 140억 원) 각각 8~10위였다. 윤상현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 당적이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2012년 의원 재산총액 ‘탑 10’을 싹쓸이한 셈이다.
그렇다면 지난 4년간 금배지 재산 총액 톱10 명단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15년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약 1629억 원)가 1위를 차지했다. 안 대표는 4년 전 1위를 기록했던 정 전 의원의 조단위 재산 규모에 미치지 못했지만 1000억대 부자를 인증했다. 2위는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약 1550억 원), 3위는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약 539억 원)이 차지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약 171억 원)과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약 153억 원)이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김무성 대표(약 138억), 정의화 국회의장(약 116억 원), 심윤조 의원(약 94억 원),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약 82억 원),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약 82억 원)이 각각 6~10위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강세는 여전했지만 2012년 때의 독식구조는 깨졌다. 안 대표와 장 의원 그리고 정 의장을 제외한 7명이 새누리당 당적을 현재 유지하고 있거나 탈당한 인사들이었다. 더민주 의원들의 이름은 없었다.
한 번 부자는 영원한 부자란 말이 있던가. 제20대 총선이 코앞인 지금 여전히 재산총액 ‘톱10’ 명단을 지키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 김 대표와 정 의장을 포함한 김세현 박덕흠 윤상현 강석호 의원이 그 장본인이다. 국회 공직자 윤리위원회가 재산 내역을 공개할 때마다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의원들이다.
반면 2015년도 재산변동 신고 내역 명단에서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의원들도 있었다. 4년 전 1위를 차지했던 정몽준 전 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했다. 2위를 기록한 고희선 전 의원은 2013년 8월 25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5위 현영희 전 의원은 2014년 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성완종 전 의원도 같은 해 6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그 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네 사람의 빈자리를 안 대표와 장병완 심윤조 장윤석 의원이 메운 셈이다.
그렇다면 각 정당별 재산 총액 ‘넘버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 전 의원이 사퇴했기 때문에 현재 새누리당의 재산 총액 1위는 김세연 의원이다. 4년 전 더민주의 재산 총액 1위는 신장용 전 의원(약 75억)이었지만 2015년엔 그 자리를 홍종학 의원(약 49억)이 꿰찼다. 신 전 의원이 제19대 총선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의원직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장병완 의원(약 82억 원) 탈당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대부분 2012년 당시 더민주 소속이었기 때문에 과거와의 비교가 어렵다. 다만 현재 국민의당 의원들 중 재산 총액 1위는 안 대표, 장병완 의원과 김한길 의원(약 46억 원)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회 공직자 윤리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표.
‘최빈’ 의원 명단 역시 변했다. 2012년 당시엔 약 3억 원의 ‘빚’을 지니고 금배지를 달았던 강동원 무소속 의원이 1위였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약 9800만 원),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약 5700만 원)이 각각 2, 3위였다. 4위는 김광진 더민주 의원(-약 3400만 원), 5위는 박홍근 더민주 의원(25만 원)이었다. 유은혜 더민주 의원(약 1200만 원), 오병윤(약 1400만 원) 한명숙 전 의원(약 3800만 원),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약 4000만 원), 전순옥 더민주 의원(약 6000만 원)이 각각 6~10위를 기록했다.
현재 재산 총액 최하위는 진선미 더민주 의원이다. 2012년 당시 약 2억 9000만 원의 재산이 있었지만 현재 약 14억 원의 빚이 남아 있다. 황인자(-약 3억 원) 김한표(-약 3000만 원) 강동원 의원(- 1400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안상수(약 1200만 원) 박홍근(약 1500만 원) 박수현(약 1600만 원) 신정훈 의원(약 2150만 원), 조현룡 전 의원(약 2190만 원), 윤영석 의원(약 2200만 원)이 각각 5~10위를 기록했다.
천신만고 끝에 ‘금배지’를 달았지만 빚의 수렁에서 허덕이는 의원들도 있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임기 동안 부지런히 부채를 갚았지만 약 3000만 원의 빚을 짊어지고 있다. ‘최빈’ 의원 3위권 이내를 지키고 있다. 강동원 의원은 약 3억 원의 부채 대부분을 갚았지만 아직도 약 1400만 원이 남아 있다.
각 정당별 최빈 의원 ‘넘버원’은 누구일까. 2012년 당시 새누리당 재산총액 최하위는 김한표 의원(-약 9800만 원), 더민주는 김광진 의원(-약 3400만 원)이었다. 현재 새누리당은 황인자 의원이 최하위를 차지했다. 더민주 최하위는 약 14억 원의 부채가 있는 진선미 의원 몫이었다. 국민의당 재산총액 최하위는 부좌현 의원(약 3억 9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