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물가정보배 결승국

연패사슬 끊은 김지석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면서도 이창호 9단에게는 연전연패, 거기가 한계 아니냐는 소리를 듣던 김지석 5단이 8월 12일, 제5회 물가정보배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백을 들고 이창호 9단에게 200수 만에 불계승, 그토록 어렵게만 보이던 ‘첫 승리’의 관문을 뚫었다. 1989년생으로 2003년, 그 또래의 준재들이 거의 연구생 대회를 거친 것과는 달리, 일반인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들어왔다. 어릴 때 신동 소리를 들었는데, 도중에 잠시 바둑과 좀 멀어졌던 시간이 있었던 탓이다.

<1도>
중반이 무르익고 있다. 흑이 중앙을 관통하고 있는 게 보인다. 흑이 우세한 형국인데, 우하귀 흑1, 백2 다음 좌변으로 손을 돌린 흑3이 불가사의한 한 수였다. 백4로 우하귀를 깨끗하게 차지해서는 백이 형세를 만회한 모습.

흑1 때….

<2도>
백1 쪽에서 젖히는 것은 흑2, 4의 간단히 귀살이로 백이 남는 게 없다. <1도> 백2 다음 흑은 당연히….

<3도>
2로 끊을 자리. 백3으로 따내야 하는데, 계속해서….

<4도>
흑1에서 7까지, 이것도 흑은 대성공이고, 백은 여전히 비세에 시달려야 할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도 흑은 여유가 있었는데, 또 잠시 후….

<5도>
흑1, 백2 다음 흑3으로 이번에는 우변으로 손을 돌린 것이 문제의 한 수였다. 백4의 비마가 기민했고, 이걸로 백은 형세를 바로잡게 되었다는 것이 검토실의 결론이었다. 흑3으로는….

<6도>
흑1로 먼저 가야 했다는 것. 백2~흑9 다음 어차피 백10이 불가피할 때 우변 흑11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

김지석이 과연 한 번을 더 이겨 이번에 이창호 극복과 타이틀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


이광구 바둑평론가